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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특허 이야기] 미국의 한 가정주부가 발명한 ‘자동차 와이퍼’

카테크
2019-06-11
조회수 2779

'비를 닦아주는 장치가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미국의 한 가정주부가 발명한 ‘자동차 와이퍼’

<세계 최초의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는 퀴노의 증기자동차>


자동차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가 결합된 ‘첨단 종합 발명품’이다. 따라서 매년 수천, 수만 건의 자동차 관련 특허가 등록되고 있다.

2~3만 여 개의 전기, 전자, 고무, 기계, 화학 부품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자동차는 그야말로 발명 특허의 집합체이다. 자동차 1대를 개발하게 되면 이와 관련된 수 백 건의 특허, 실용 신안, 의장이 특허청에 등록된다. 요즘은 자율주행차 기술, 5G, AI 등과 관련된 특허 출원이 쏟아지고 있다. 

1769년 세계 최초의 자동차로 인정받고 있는 퀴노의 증기자동차와 1886년 특허국에 특허를 낸 칼 벤츠의 최초의 가솔린 자동차도 발명 특허를 내면서 시작됐다. 칼 벤츠는 ‘가솔린 엔진 동력의 자동차(Gas Engine-Propelled Vehicle)’라는 이름으로 독일 베를린 특허국으로부터 제37,435호의 특허를 받았다.

벤츠의 가솔린 자동차는 자전거 부품을 이용해 만들어졌다. 벤츠는 그 당시 자전거용 살(Spoke)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었으므로 그가 만든 자동차는 자전거를 만들던 부품들을 이용해 만들었다. 바퀴는 고무가 부착된 자전거용이었고, 차대도 자전거 차체용 철제 파이프로 제작됐다.

<위: 벤츠 1호 자동차>


▲ 타이어

서인도 제도의 원주민들이 고무나무에서 추출해 사용하던 고무가 세계로 퍼진 것은 15세기 말 콜롬부스 일행에 의해서다. 유럽으로 전해진 고무는 17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고무를 녹이는 화학 약품인 에테르의 발견과 19세기의 유황 가열법, 영국에서 납사의 우수한 용해성이 발견되면서 응용 범위를 확대해 산업계의 중요한 소재로 등장했다.

이 고무가 바퀴에 이용된 것은 영국의 RW 톰슨에 의해서였다. 증기자동차용으로, 통고무를 쇠바퀴 표면에 붙인 것이었다. 1848년 특허를 얻었다.

고무의 탄력과 공기 압력을 응용한 오늘날과 같은 타이어가 등장한 것은 그로부터 40년 뒤인 1888년 영국의 수의사였던 윌리엄 던롭에 의해서였다. 다시 이것을 자동차용으로 완성시킨 사람은 바로 프랑스의 E. 미쉐린이었다. 이들의 이름이 결국 지금의 유명 타이어 회사 이름이 되었다.

1931년 미국의 듀퐁사가 합성 고무의 공업화에 성공하게 되면서 이를 계기로 천연 고무에 의존하던 타이어 공업이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 배터리

1910년 이전에 발표된 자동차에는 배터리가 없었다. 헤드 라이트는 가스등을, 엔진 시동은 크랭크 핸들이라고 불리는 구부러진 쇠막대기로 돌려 시동을 걸었고, 엔진 점화는 오일 버너로, 클랙슨은 공기 주머니식 클랙슨을 사용했기 때문에 전기가 필요 없었다.

그러다 1912년 GM 캐딜락이 전기로 시동을 거는 셀프 스타터(시동 모터)를 발명해 달고 나오면서 배터리가 필요하게 됐다. 이것 역시 1915년 뒤에 본격적으로 실용화됐다.

자동차에 배터리가 도입되면서 시동은 물론 점화 플러그가 발명되고 전기식 헤드 라이트, 실내등, 전기식 클랙슨 등이 나오기 시작했다.

재미있는 것은 1910년대에 쓰였던 자동차 배터리는 건전지식이어서 800km 정도 주행한 후에는 나무 케이스에서 배터리를 몽땅 빼내 버리고, 다시 새것으로 바꿔야 했던 1회용이었다. 충전 기능이 없었던 것이다.


▲ 와이퍼

눈, 비가 올 때 자동차 앞 유리창을 깨끗하게 닦아주는 윈도 와이퍼는 언제부터 자동차에 적용됐을까?

자동차 와이퍼는 미국의 평범한 주부가 고안해낸 발명품이다. 1903년 여름 미국 앨라배마주 버밍햄에 살던 마리 앤더슨 부인이 비가 퍼붓는 날 전차를 탔다. 몰아치는 빗줄기에 쩔쩔매는 운전수를 보고 ‘비를 닦아주는 장치가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마당을 쓸다가 손에 쥔 빗자루를 보고 아이디어가 반짝 떠올랐다.

몇 달 간의 연구 끝에 마침내 지금의 형태와 비슷한 최초의 ‘수동식 윈도 와이퍼’를 발명해 특허를 받았다. 그러나 실용화에는 실패했다.

그 후 15년 간 빛을 보지 못하고 잠자고 있었던 이 발명품을 포드자동차가 발견, 1919년 비로소 실용화를 시키게 됐다. 하지만 이 제품 역시 널리 보급하는 것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 수동식 와이퍼는 옆자리에 동승한 사람이 물레 돌리듯 레버를 움직여 빗물을 닦아주어야 했다. 그러다보니 동승자가 없을 때 운전자가 운전을 하면서 정신없이 와이퍼를 돌려야 했다.

그후 10년 뒤인 1929년 진공 모터를 이용한 반자동 와이퍼가 발명됐다. 이 역시 포드가 도입해 혁명을 일으켰지만 자동차 엔진이 꺼지면 압축 공기를 만들지 못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지금의 전기 모터식 와이퍼가 탄생된 것은 1936년 GM의 기술진이 엔진이 꺼져도 배터리 전지로 움직이는 와이퍼를 캐딜락에 처음 적용시켜 큰 인기를 모았다.

와이퍼와 함께 사용되었던 워셔액은 한참 뒤인 1950년 미국에서 발명됐다.


이처럼 자동차는 타이어에서부터 엔진, 전자 장치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아이디어로 진화돼오고 있다. 바로 지금 이 시간에도 자동차 회사의 엔지니어들은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유영준 대표 | 카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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