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날부터 인간은 이동을 해왔다. 이동이란, 식물과 달리 동물의 특권이자 동물이 가진 생존 방식이었다. 동물처럼 마음대로 이동을 하지 못하는 식물은 이동을 못 하는 대신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강한 세포벽을 만들어 냈고, 강철 도끼로 한참을 찍어내야만 꺾을 수 있는 강인함으로 진화했다. 반면 동물은 두꺼운 세포벽 대신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이동 수단으로 꼬리, 날개 그리고 다리 등으로 진화해왔고, 인간은 단순한 동물의 달리기를 넘어 고도로 발달한 지능을 사용하여 소달구지에서 자동차, 비행기 등의 놀라운 이동 수단을 발전시켰다.
도로교통법에서 ‘우마(牛馬)’라 하였듯이 당초 인간의 이동에는 다른 동물의 힘을 이용했는데, 비로소 자동차의 등장으로 기계의 힘을 이용하게 되었고, 사람이 이를 조작하는 운전이라는 행위가 시작되었다. 운전이란 인간의 오감 인식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주변의 위험을 인지하고, 매우 빠른 뇌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을 시의 적절하게 하여, 손발을 사용하여 이동중인 장치의 방향과 속도 변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조종 행위이다.
이렇게 운전은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작업인데, 사실상 운전자가 자동차를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편리하게 이동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편리한 문명의 교통 수단이 한편으로는 국내에서만 연 23만 건의 교통사고를 발생시키고, 34만 명의 부상자와 3천 여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위험한 도구가 되고 있다.1
자동차 안전 운전을 위한 정책
그렇다면 인류 문명의 편리한 도구인 자동차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만들어버리는 ‘위험 운전’ 이란 무엇인가. 위험성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정의가 필요하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위험 운전의 유형을 급가·감속, 급차로 변경, 급회전 및 과속 등 11대 위험 운전 요인을 정의하고 차종별 위험 운전 기준을 개발하였다.2 또한 <그림 1, 2>에서처럼 위험 운전 요인과 연비 및 사고 데이터와의 관계, 전문가 설문 등을 통해 위험 운전 요인별 위험 가중치를 도출하고 점수화(안전 운전 지수)하여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평가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자동차의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운행 상황을 자동적으로 측정·기록할 수 있는 운행기록장치(DTG)를 장착하여 운전자의 과속, 급감속 등의 위험 운전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하여 실증적인 운전자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그림 3>. 정부에서는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운행기록장치(DTG)는 교통안전법 제55조에 따라 사업용 자동차에 의무 장착하여 운행기록분석시스템(eTAS)3에서 운전자의 운행을 분석·평가하여 교육하고 있으며<그림 3>. 동법 제56조에 따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를 경북 상주와 경기도 화성에 구축하여 운전자의 안전 운전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그림 4>.
또한 기후변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하여,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 제48조에 따라 교통 부문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경제운전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기환경보전법 제77조의2에 따라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운전 방법(친환경 운전)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한 여러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AI가 감시하는 운전 : UBI
운전자의 운행 요인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전자가 안전 운전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용한 보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안전한 유형의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낮추어주고 위험한 운전자에게는 위험한 만큼 높게 내도록 하는 운전 형태 기반 보험료 책정 정책으로, 이러한 보험 형태를 UBI(Usage-Based Insurance)라고 한다. 가장 원시적인 UBI는 주행거리가 적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요금제라고 할 수 있다. 적게 타면 사고 날 확률도 줄기 때문이다. 적게 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보험 가입자들은 주행 기록 계기판을 사진 촬영해서 보험사로 보낸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가능한 일이 되었다.
더 발전된 방법은 각 차량에 무선 통신 장치를 구비하여 다양하고 많은 운행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텔레매틱스(Telematics)이다. 텔레매틱스는 무선 통신과 위치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에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네비게이션부터 교통 정보 안내 뿐만 아니라 차량 운행 정보 모니터링을 통해 자동차 주행 거리와 이동 경로 뿐만 아니라 언제 어떻게 운전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운행 데이터까지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UBI에 활용되는 예를 보면, 자동차 주행 시간, 주행 거리 및 궤적, 급가속, 급제동, 급코너링 등 자동차 운행 데이터 수집과 개인정보 공유를 보험 계약자가 허용하고, 이 정보를 보험사가 평가하여 특정 개인의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빠른 속도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느린 속도로 단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보다 더 높은 요금이 청구되는 것이다.
단순한 주행 거리에 따른 보험료 할인은 스마트폰으로의 간단한 계기판 촬영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위 사례의 운전 습관과 같은 복잡한 데이터는 텔레매틱스 기술의 발전에 따라 <표 1>과 같이 UBI에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UBI 정책은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시작되어 전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장되는 추세이다. 2018년 7월 기준 58개국 372개의 프로그램이 운영 중으로 올해는 1억 가입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더욱 가속화되어 2030년에는 전 세계 자동차 운전자의 50%가 UBI 보험요율 정책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림 6>은 전세계 UBI 시장 현황이며, 5개 대륙으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4
UBI 관련 산업은 보험회사, 텔레매틱스 기술 제공 업체(TTP), 텔레매틱스 서비스 제공 업체(TSP), 그리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서비스 제공 업체로 확장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TTP(Telematics Technology Provider)로부터 제품을 받아 자동차 정보를 측정하여 전송하는 UBI 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주로 블랙박스 혹은 OBD 동글 형태로 공급받고 있다. TSP(Telematics Service Provider)는 운행 습관 분석을 통해 위험 요인과 연계한 안전 운전 점수를 계량화하여 보험 요율을 산정하는 UB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SSP(Smartphone Service Provider)에서는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폰을 통해 별도의 차량 부착 장치 없이 UBI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각 분야별 글로벌 선두 기업들은 <표 2>와 같다.
텔레매틱스 테크놀로지를 공급하는 선두업체(TTP)는 META SYSTEM5이다. 보험용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개발한 최초의 회사중 하나로 2003년에 시작하여 2018년 상반기에 800만 대 이상 장치를 보급하였다.
텔레매틱스 서비스 분야의 선두 업체(TSP)는 OCTO telematics6로서 보험 분석 및 IOT 솔루션 제공을 통해 보험사의 손실 비율을 낮추고 있다. 업체에 따르면 Drive Ability Score를 통해 보험사가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반 점수화하여 보험 상품을 크게 개선하였다 하고, 본 서비스는 560만대 이상의 차량과 2,670억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분석·평가하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Drive Ability 요인으로 주행 거리, 시간, 산만 운전, 가속, 코너링, 브레이크, 도로, 교차로, 날씨 등 데이터를 적용하고 있다.

Smartphone Service 공급 선두 업체(SSP)는 Cambridge Mobil Telematics(CMT)7이다. 모바일 센싱과 IoT, 머신러닝, 행동 과학을 활용하여 보다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완전한 텔레매틱스 및 행동 분석 솔루션인 DriveWell을 개발하여 자동차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DriveWell은 자동차 보험사, 자동차 운송 회사, 무선 통신사 및 정부 기관에 운전자 행동과 차량 역학에 대한 실행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불완전한 운전을 안전한 운전을 하도록 교육하고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등 여러 수단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수단은 운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운전하고 있는가를 AI가 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감시하는가에 따라 고도화되고 있다. 인간의 습관을 더 안전한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AI에 스스로 감시당해야 하는 것이다.
AI가 지배하는 운전 : 자율주행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의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 자연 언어 등의 이해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유사하게 구현하여, 마치 지능을 가진 인간처럼 독자적으로 의사 결정이 가능한 기계 시스템 기술이다. 한마디로, 과거에 인간이 하는 지적 행위를 기계가 대신 하는 것이다. 인간이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다면, 만약 컴퓨터가 이를 대신하게 한다면 과연 더 안전해질 것인가. 자율주행과 관련하여 이러한 논의가 수 없이 많았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또한 앞으로 인류가 AI 개발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무인 자동차라는 용어가 자율 주행 자동차라는 말로 대체된 것처럼, 인간은 없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가장 안전하게 모셔져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 기술이 날로 첨단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운행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운전중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상황 가운데, 특정한 위험 상황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인지하고 그 상황을 판단하여 운전자를 보조·지원해주는 이른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기술이다.
ADAS 기술은 자동차 스스로 도로의 규정된 속도에 따라 속도를 제어하고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운행이 된다. 앞차와 안전 거리를 유지하지 않거나 차선을 이탈하려 할 때 경고음을 주고, 더 나아가 자동차가 스스로 가감속이나 핸들을 제어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부주의하여 사고를 일으킬 상황에 AI가 판단하여 안전 운전을 도와주는 컴퓨터 기계장치이다.
충돌 위험시 운전자가 제동 장치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Automated Emergency Brake System), 차선 이탈시 주행 방향을 조절해 차선을 유지하는 차로 유지 지원 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ance System) 등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다. 이러한 운전자 지원 장치는 사람의 눈의 역할을 하는 카메라, 레이다, 라이다를 통하여 인지하고, 뇌의 역할을 하는 AI 시스템에 의하여 판단, 추론 등을 통해 보다 첨단화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사람이 눈과 귀를 사용하여 스마트폰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얻었던 교통 정보를 V2X 통신 기술을 통하여 보다 정확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득하여 사람보다 더 안전한 운행을 하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 기술로 발전되고 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차의 개발에 따라 AI가 운전자를 완전히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안전 운전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 있고, 인간을 이동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자동차는 인간에 의하여 위험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시대에는 인간의 불완전을 보완해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누군가의 역할에는 ADAS, Telematics, UBI의 형태로 나타난 AI가 자리해 가고 있다.
언제쯤 자동차 운전이 완전한 AI의 지배에 놓이게 될까에 대한 답을 내놓기에 앞서, 현재는 인간의 불완전한 운전을 AI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아니, 감시당해야 하는 것이다. 혹여 나쁜 의미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의 오감이 미처 못 보는 부분을 대신하기 위해, 또한 더 나아가 인간의 습관을 더 안전한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감시당하고 지배당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동차는 인간을 이동시키는 문명의 이기이고, 인간은 누구나 무한히 존중되어야 하는 존재이기에, 자동차는 인간에 대해 완벽하게 안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 글: 박용성 한국교통안전공단 기획본부장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0년 9월호
<참고자료>
1.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2019 교통사고정보, http://taas.koroad.or.kr, 2020.
2. 오토저널, 자동차운행기록계(DTG)기반 운전자위험운전행동기준 현황, 2017. 9.
3. 한국교통안전공단, http://eTAS.ts2020.kr, 2020.
4. https://www.ptolemus.com
5. https://www.metasystem.it/it
6. https://www.octotelematics.com
7. https://www.cmtelematics.com
8. https://www.nhtsa.gov/risky-driving
옛날부터 인간은 이동을 해왔다. 이동이란, 식물과 달리 동물의 특권이자 동물이 가진 생존 방식이었다. 동물처럼 마음대로 이동을 하지 못하는 식물은 이동을 못 하는 대신 스스로 지킬 수 있는 강한 세포벽을 만들어 냈고, 강철 도끼로 한참을 찍어내야만 꺾을 수 있는 강인함으로 진화했다. 반면 동물은 두꺼운 세포벽 대신 자유자재로 이동하는 이동 수단으로 꼬리, 날개 그리고 다리 등으로 진화해왔고, 인간은 단순한 동물의 달리기를 넘어 고도로 발달한 지능을 사용하여 소달구지에서 자동차, 비행기 등의 놀라운 이동 수단을 발전시켰다.
도로교통법에서 ‘우마(牛馬)’라 하였듯이 당초 인간의 이동에는 다른 동물의 힘을 이용했는데, 비로소 자동차의 등장으로 기계의 힘을 이용하게 되었고, 사람이 이를 조작하는 운전이라는 행위가 시작되었다. 운전이란 인간의 오감 인식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여 주변의 위험을 인지하고, 매우 빠른 뇌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을 시의 적절하게 하여, 손발을 사용하여 이동중인 장치의 방향과 속도 변경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고도의 조종 행위이다.
이렇게 운전은 자동차를 이동시키는 작업인데, 사실상 운전자가 자동차를 어떻게 운전하느냐에 따라 사람을 편리하게 이동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고, 반대로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편리한 문명의 교통 수단이 한편으로는 국내에서만 연 23만 건의 교통사고를 발생시키고, 34만 명의 부상자와 3천 여 명의 생명을 앗아가는 위험한 도구가 되고 있다.1
자동차 안전 운전을 위한 정책
그렇다면 인류 문명의 편리한 도구인 자동차를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흉기로 만들어버리는 ‘위험 운전’ 이란 무엇인가. 위험성에 대해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과학적 정의가 필요하였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는 위험 운전의 유형을 급가·감속, 급차로 변경, 급회전 및 과속 등 11대 위험 운전 요인을 정의하고 차종별 위험 운전 기준을 개발하였다.2 또한 <그림 1, 2>에서처럼 위험 운전 요인과 연비 및 사고 데이터와의 관계, 전문가 설문 등을 통해 위험 운전 요인별 위험 가중치를 도출하고 점수화(안전 운전 지수)하여 운전자의 안전 운전을 평가하는데 활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자동차의 운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저장하며 시시각각 변화하는 운행 상황을 자동적으로 측정·기록할 수 있는 운행기록장치(DTG)를 장착하여 운전자의 과속, 급감속 등의 위험 운전 행동을 과학적으로 분석·평가하여 실증적인 운전자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그림 3>. 정부에서는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적 차원에서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운행기록장치(DTG)는 교통안전법 제55조에 따라 사업용 자동차에 의무 장착하여 운행기록분석시스템(eTAS)3에서 운전자의 운행을 분석·평가하여 교육하고 있으며<그림 3>. 동법 제56조에 따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를 경북 상주와 경기도 화성에 구축하여 운전자의 안전 운전 능력을 효과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그림 4>.
또한 기후변화 온실가스와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하여, 지속가능교통물류발전법 제48조에 따라 교통 부문 연료 소비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기 위해 경제운전교육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으며, 대기환경보전법 제77조의2에 따라 오염물질의 배출을 줄이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운전 방법(친환경 운전)을 널리 확산시키기 위한 여러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AI가 감시하는 운전 : UBI
운전자의 운행 요인에 의한 교통사고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운전자가 안전 운전을 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경제적 관점에서 이용한 보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안전한 유형의 운전자에게는 보험료를 낮추어주고 위험한 운전자에게는 위험한 만큼 높게 내도록 하는 운전 형태 기반 보험료 책정 정책으로, 이러한 보험 형태를 UBI(Usage-Based Insurance)라고 한다. 가장 원시적인 UBI는 주행거리가 적으면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요금제라고 할 수 있다. 적게 타면 사고 날 확률도 줄기 때문이다. 적게 탔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보험 가입자들은 주행 기록 계기판을 사진 촬영해서 보험사로 보낸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어 있어 누구나 손쉽게 가능한 일이 되었다.
더 발전된 방법은 각 차량에 무선 통신 장치를 구비하여 다양하고 많은 운행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텔레매틱스(Telematics)이다. 텔레매틱스는 무선 통신과 위치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자동차에 여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네비게이션부터 교통 정보 안내 뿐만 아니라 차량 운행 정보 모니터링을 통해 자동차 주행 거리와 이동 경로 뿐만 아니라 언제 어떻게 운전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운행 데이터까지도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UBI에 활용되는 예를 보면, 자동차 주행 시간, 주행 거리 및 궤적, 급가속, 급제동, 급코너링 등 자동차 운행 데이터 수집과 개인정보 공유를 보험 계약자가 허용하고, 이 정보를 보험사가 평가하여 특정 개인의 보험료를 산정하는데 사용하는 것이다. 빠른 속도로 장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느린 속도로 단거리 운전을 하는 운전자보다 더 높은 요금이 청구되는 것이다.
단순한 주행 거리에 따른 보험료 할인은 스마트폰으로의 간단한 계기판 촬영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위 사례의 운전 습관과 같은 복잡한 데이터는 텔레매틱스 기술의 발전에 따라 <표 1>과 같이 UBI에 적용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TTP(Telematics Technology Provider)로부터 제품을 받아 자동차 정보를 측정하여 전송하는 UBI 장치를 장착하고 있으며, 주로 블랙박스 혹은 OBD 동글 형태로 공급받고 있다. TSP(Telematics Service Provider)는 운행 습관 분석을 통해 위험 요인과 연계한 안전 운전 점수를 계량화하여 보험 요율을 산정하는 UBI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SSP(Smartphone Service Provider)에서는 개인이 소유한 스마트폰을 통해 별도의 차량 부착 장치 없이 UBI 프로그램을 서비스하고 있다. 각 분야별 글로벌 선두 기업들은 <표 2>와 같다.
텔레매틱스 테크놀로지를 공급하는 선두업체(TTP)는 META SYSTEM5이다. 보험용 텔레매틱스 솔루션을 개발한 최초의 회사중 하나로 2003년에 시작하여 2018년 상반기에 800만 대 이상 장치를 보급하였다.
텔레매틱스 서비스 분야의 선두 업체(TSP)는 OCTO telematics6로서 보험 분석 및 IOT 솔루션 제공을 통해 보험사의 손실 비율을 낮추고 있다. 업체에 따르면 Drive Ability Score를 통해 보험사가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텔레매틱스 기반 점수화하여 보험 상품을 크게 개선하였다 하고, 본 서비스는 560만대 이상의 차량과 2,670억 마일의 주행 데이터를 분석·평가하는데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Drive Ability 요인으로 주행 거리, 시간, 산만 운전, 가속, 코너링, 브레이크, 도로, 교차로, 날씨 등 데이터를 적용하고 있다.
Smartphone Service 공급 선두 업체(SSP)는 Cambridge Mobil Telematics(CMT)7이다. 모바일 센싱과 IoT, 머신러닝, 행동 과학을 활용하여 보다 안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완전한 텔레매틱스 및 행동 분석 솔루션인 DriveWell을 개발하여 자동차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DriveWell은 자동차 보험사, 자동차 운송 회사, 무선 통신사 및 정부 기관에 운전자 행동과 차량 역학에 대한 실행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광범위한 응용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간의 불완전한 운전을 안전한 운전을 하도록 교육하고 평가하고 인센티브를 주는 등 여러 수단을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수단은 운전자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운전하고 있는가를 AI가 보다 정교하고 세밀하게 감시하는가에 따라 고도화되고 있다. 인간의 습관을 더 안전한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AI에 스스로 감시당해야 하는 것이다.
AI가 지배하는 운전 : 자율주행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란 인간의 학습 능력, 추론 능력, 지각 능력, 자연 언어 등의 이해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유사하게 구현하여, 마치 지능을 가진 인간처럼 독자적으로 의사 결정이 가능한 기계 시스템 기술이다. 한마디로, 과거에 인간이 하는 지적 행위를 기계가 대신 하는 것이다. 인간이 위험하게 운전하고 있다면, 만약 컴퓨터가 이를 대신하게 한다면 과연 더 안전해질 것인가. 자율주행과 관련하여 이러한 논의가 수 없이 많았고 지금도 진행 중이다. 또한 앞으로 인류가 AI 개발과 함께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하다.
무인 자동차라는 용어가 자율 주행 자동차라는 말로 대체된 것처럼, 인간은 없어도 되는 존재가 아니라 가장 안전하게 모셔져야 하는 존재인 것이다. 그러기에 인간이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치 기술이 날로 첨단화되고 있다.
자동차의 운행 환경이 점점 더 복잡해짐에 따라, 운전중 발생할 수 있는 수많은 상황 가운데, 특정한 위험 상황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인지하고 그 상황을 판단하여 운전자를 보조·지원해주는 이른바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기술이다.
ADAS 기술은 자동차 스스로 도로의 규정된 속도에 따라 속도를 제어하고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운행이 된다. 앞차와 안전 거리를 유지하지 않거나 차선을 이탈하려 할 때 경고음을 주고, 더 나아가 자동차가 스스로 가감속이나 핸들을 제어하는 것이다. 운전자가 부주의하여 사고를 일으킬 상황에 AI가 판단하여 안전 운전을 도와주는 컴퓨터 기계장치이다.
충돌 위험시 운전자가 제동 장치를 밟지 않아도 스스로 속도를 줄이거나 멈추는 자동긴급제동시스템(AEBS, Automated Emergency Brake System), 차선 이탈시 주행 방향을 조절해 차선을 유지하는 차로 유지 지원 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ance System) 등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진보하고 있다. 이러한 운전자 지원 장치는 사람의 눈의 역할을 하는 카메라, 레이다, 라이다를 통하여 인지하고, 뇌의 역할을 하는 AI 시스템에 의하여 판단, 추론 등을 통해 보다 첨단화 되고 있다, 더 나아가 사람이 눈과 귀를 사용하여 스마트폰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얻었던 교통 정보를 V2X 통신 기술을 통하여 보다 정확한 교통 정보를 실시간으로 취득하여 사람보다 더 안전한 운행을 하는 완전자율주행자동차 기술로 발전되고 있다.
미래에는 자율주행차의 개발에 따라 AI가 운전자를 완전히 대신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러나 그 전까지는 안전 운전에 대한 책임이 인간에게 있고, 인간을 이동시키기 위해 존재하는 자동차는 인간에 의하여 위험한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아직 인간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시대에는 인간의 불완전을 보완해줄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그 누군가의 역할에는 ADAS, Telematics, UBI의 형태로 나타난 AI가 자리해 가고 있다.
언제쯤 자동차 운전이 완전한 AI의 지배에 놓이게 될까에 대한 답을 내놓기에 앞서, 현재는 인간의 불완전한 운전을 AI에게 감시당하고 있다. 아니, 감시당해야 하는 것이다. 혹여 나쁜 의미처럼 들릴 수 있지만 인간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인간의 오감이 미처 못 보는 부분을 대신하기 위해, 또한 더 나아가 인간의 습관을 더 안전한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스스로 감시당하고 지배당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동차는 인간을 이동시키는 문명의 이기이고, 인간은 누구나 무한히 존중되어야 하는 존재이기에, 자동차는 인간에 대해 완벽하게 안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 글: 박용성 한국교통안전공단 기획본부장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0년 9월호
<참고자료>
1.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2019 교통사고정보, http://taas.koroad.or.kr, 2020.
2. 오토저널, 자동차운행기록계(DTG)기반 운전자위험운전행동기준 현황, 2017. 9.
3. 한국교통안전공단, http://eTAS.ts2020.kr, 2020.
4. https://www.ptolemus.com
5. https://www.metasystem.it/it
6. https://www.octotelematics.com
7. https://www.cmtelematics.com
8. https://www.nhtsa.gov/risky-driv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