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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형 모빌리티(MaaS) 그리고 COVID-19

한국자동차공학회
2020-06-14
조회수 8010



















자동차 산업에 있어 미래의 새로운 산업 형태를 설명할 때, 또 그 형태를 구현하기 위한 기술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CASE이다. CASE는 ‘연결성(Connected)’, ‘자율성(Autonomous)’, ‘공유성/서비스(Shared & Services)’ 그리고 전기화(Electrified)’ 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진 키워드로 2017년 다임러 CEO인 ‘디터 제체(Dieter Zetsche)’가 회사의 미래 전략으로 제시한 이후 자동차 산업의 트렌드를 나타내는 키워드로 대표되어 왔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MECA(Mobility; Electrification; Connectivity; Autonomous)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스마트 모빌리티 선두 업체로 자리잡기 위해 관련 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공유성/서비스를 설명하는데 있어 가장 트렌디한 화두이자 새롭게 대두되고 있는 서비스 개념이 바로 MaaS이다. MaaS는 ‘Mobility as a Service’의 준말로, 직역하자면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이동성)’이며 흔히 ‘서비스형 모빌리티’라고 통칭한다. MaaS에 대한 정의는 이를 추진하는 기관이나 단체, 국가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그 안에 내포하고 있는 근본적인 개념은 개인이 소유한 교통 수단을 포함하여 해당 지역에서 운행되고 있는 모든 교통 수단을 하나로 묶어 이동의 편의성과 효율성을 제공한다는 데는 공통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MaaS의 핵심은 대중 혹은 개인의 모든 교통 수단에 걸쳐 가능한 모든 대안과 각 사용자들의 선호도를 고려하여, 종단 간 이동 계획, 예약, 전자 티켓팅, 지급 결제 서비스들을 하나의 디지털 플랫폼으로 통합함으로써, 진정한 사용자 중심의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것이다.


무엇이 MaaS를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주제로 각광 받게 하는가?

첫째, 전세계 공통적으로 직면한 심각한 도시화 트렌드 속에서 특히 인구의 집중화와 도시의 과밀화에 따른 교통 혼잡과 체증의 문제는 더 이상 도로와 대중교통의 확충 등 물리적 인프라 측면으로 접근하기에는 그 한계에 다다랐다. 한편 사람들의 압력은 오히려 그 반대의 방향으로 향하고 있는데, 도시가 덜 붐비고 여유롭고 생활할 수 있는 공간적인 여유를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MaaS는 도시 및 교통 관계자들에게 공공 정책적인 측면에서 기존의 교통 수단들과 인프라를 가지고 여러가지 다양성을 제시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들과 상품들을 더 빠르고 덜 비싼 방식으로 이동시키는 동시에 도시의 인구 분산을 가능하게 하는, 대안적인 해결책으로 부각되어 왔다.


둘째, 사람들은 지난 십 여 년 동안 점점 더 새롭고 다양한 모빌리티 옵션과 앱을 수용하여 왔다. Detroit Review에 따르면 전 세계 승차 공유(Car Sharing) 사용자는 2014년 약 500만 명에 도달했고, 2024년까지 2,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며, 또한 현재 50여 국가에서 1천 개 이상의 자전거 공유 프로그램이 실행 중이라고 한다.

사용자들이 목적지 이동을 위해 서로 다른 교통 수단들을 파악하고 비교, 선택하도록 도와주는 앱들이 일반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다음 단계는 지금까지의 여러 대안들을 공통의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와 같은 통합된 플랫폼 속에서 여정 전반에 대한 시간, 비용, 안락함 등 사용자의 선호에 기반한 다양한 개인화 서비스가 가능하게 되었다.


셋째, MaaS는 자동차와 관련한 제반 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근본적인 변화와 확대를 가져오고 있다. MaaS가 사용자들의 자동차에 대한 관점을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면서 기존 자동차 산업을 전통적 제조업에서 점차 서비스 영역으로 그 자리를 넓혀가도록 유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차와 운송 및 물류 서비스, 금융, 데이터 서비스 등등 여러 영역들을 융합한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들과 신규 기업들을 새롭게 창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관련 기업군과 시장의 확대는 CASE의 다른 축인 자율주행(A), 연결화(C) 등과 연계되어 미래의 거대한 모빌리티 시장경제의 핵심을 이룰 것으로 예측된다.


MaaS의 레벨에 따른 분류 및 관련 사업/기업들

MaaS에 대한 공통된 접근과 사업적 확대를 위해 유럽 연합에서는 MaaS Alliance라는 민간 차원의 조직을 구성하고 2015년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2020년 현재 전세계 100여 개 단체 또는 기업들이 회원 및 파트너로 등록되어 있다.


MaaS Alliance는 MaaS를 총 5단계로 분류하여 제시하고 있는데, 각각의 이동 수단이 개별적으로 제공되는 0단계부터 각 이동 수단의 정보들을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1단계, 이동 수단의 탐색, 예약, 결제를 일괄적으로 제공하는 2단계, 여러 이동 수단들을 통합, 일원화하여 제공하는 3단계, 그리고 도시의 효율적인 교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정책으로 활용되는 4단계까지 구분하였다.


1단계는 구글맵, 네이버 지도, 카카오맵 등 지도 서비스에서 함께 제공되는 등 이미 널리 상업화가 되어 있는 단계이고, 2단계는 각국에서 여러 형태의 시범 사업이나 상업화를 통해 그 효과를 확인하고 또 확대해 나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 3단계는 북유럽의 몇몇 서비스들이 선도적으로 운영 중에 있는데 핀란드 헬싱키의 윔(Whim) 앱과 스웨덴 예테보리의 UbiGo 앱이 대표적이다. Whim과 Ubigo 모두 하나의 통합된 모빌리티 앱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택시, 차량 대여, 대중교통, 자전거 공유 등 모든 가능한 교통 옵션을 하나의 청구서로 제공하는 개념이다.


아직 국내에서는 해외만큼 활성화된 MaaS 서비스가 없고 이제 시작 단계이기는 하지만, 한국이 어느 나라보다도 훌륭한 교통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모바일을 통한 이동 수단들에 대한 교통 정보 제공 및 결제 시스템이 매우 선진화되어 있는 등 MaaS가 갖춰야 할 개별 인프라는 이미 준비가 되어 있다고 본다. 따라서 현재 여러 지자체들과 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교통 서비스에 대한 통합적인 접근을 체계적으로 잘 이루어 낸다면 머지않아 유럽의 2, 3단계 서비스들보다 더 뛰어난 MaaS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COVID-19는 MaaS에 호재인가 악재인가? COVID-19에 따른 MaaS 산업의 예상될 수 있는 변화는?

전도 유망한 미래의 서비스 산업으로 전망되던 MaaS에 전혀 예상치 못한 돌발 변수가 생겼다. 바로 2019년 말부터 전세계를 강타한 COVID-19의 등장이다. COVID-19 바이러스 유행병(Pendamic)은 한마디로 교통과 운송 자체를 일순간에 급감시켜 버렸다. 그리고 정상적인 회복이 언제쯤 될 지에 대한 기대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계속 장기화되고 있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COVID-19의 등장이 다른 산업들과 마찬가지로 MaaS 산업 자체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게 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MaaS의 수익 모델 자체가 사람들과 물자의 이동에서부터 유래된다는 점, 그리고 관련 산업 및 기업들이 아직 성숙되지 않은 유년 단계이기 때문에 그 경제적인 충격은 더욱 클 수 있다는 점이 전문가들 대부분의 의견이다. 더욱이 개개인의 위생과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사람들이 대중교통 수단을 기피하고 개인 차량을 선호하게 되는 현상 또한 MaaS 측면에서는 일단 부정적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COVID-19는 MaaS에 악재인 것으로 결론을 낼 수 있는 것인가? 그렇게 속단하기는 쉽지 않은 여러가지 변수들이 존재한다. 우선 MaaS가 추구하는 핵심 가치가 ‘Multimodal mobility’로서 사용자의 선호도와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수단들을 연결한다는 측면에 있어서 MaaS에 대한 영향을 단순히 대중교통의 기피 현상과는 조금 다른 관점으로 보아야 한다는 사실이다. 특히 MaaS가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와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교통 수요의 유형, 이동 패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사용자 개인이 생각하는 불안감이나 잠재 위험 요소들을 배제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사용자들에게 오히려 기존의 교통 수단들에 비해 더 선호되는 솔루션으로 인식될 수도 있다고 하겠다.


또한 금번 COVID-19 사태를 계기로 새롭게 인식하고 익숙하게 된 원격 근무(Teleworking)의 확대가 근무 형태와 업무 방식에 앞으로 많은 변화를 주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앞으로 직접적인 개개인의 이동은 당연히 줄겠지만 오히려 비대면 상품 서비스 소비가 늘면서 물품이나 음식물/식자재 등의 유통이 MaaS와 함께 결합되어 그 시장이 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는 견해들이 많다.


혹자는 많은 사람들이 COVID-19 사태를 겪는 가운데 맑은 공기와 쾌적한 거리를 새롭게 경험하게 되면서 보다 깨끗한 환경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고 이러한 사회적 욕구가 중장기적으로는 MaaS의 성장 발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를 하기도 한다.


COVID-19가 우리 사회에 특히 서비스형 모빌리티 산업에 가져올 ‘뉴 노멀(New Normal)’이 어떤 모습일지 현재 어느 누구도 속단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서비스형 모빌리티는 이미 우리 자동차 산업 및 관련 제반 산업군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중요한 혁신 요소 중 하나이며 결코 그 방향성이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 글: 김진형 한국자동차공학회 전기·전자·ITS 부문 부회장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0년 6월호 


<참고문헌>

1. https://maas-alliance.eu/

2. Warwick Goodall et al., 서비스형 모빌리티의 부상, Detroit Review, 2020.

3. How COVID-10 will Kickstart the MaaS Revolution, Traffic Technology Today, April, 2020.

4. COVID-19 and Shared Mobility, Urban Mobility Daily, April,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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