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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에너지와 수소동력

한국자동차공학회
2020-02-23
조회수 1977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99%를 수입하는 국가이고 전세계적으로 석유는 약 50~100년 뒤엔 고갈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살아왔다. 어른이 되고 자동차 업계에 몸을 담은 후로도 20여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이 사실은 아직도 변함이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분명 변화의 기류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 에너지로서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이 증가할 것이며 석유의 시대를 지나 천연가스의 시대를 맞이한 후 궁극적으로 수소의 시대로 에너지 의존도가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셰일가스 채굴기술의 발달로 천연가스 가격 하락과 천연가스 액화를 통한 대규모 LNG 수송은 세계 에너지 시장 판도를 바꾸어 놓고 있다. 바야흐로 천연가스 에너지의 시대가 도래 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에는 어떤 에너지가 각광을 받고 주류를 이루게 될까?


많은 전문가들의 예측은 태양광을 위시한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의 비율이 점점 증가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에너지는 부하를 조절하기가 매우 어려워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Power to Gas 와 같은 에너지 변환을 통한 에너지 저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렇게 신재생 에너지를 이용한 Power to Gas 기술은 새로운 에너지 캐리어를 등장시키고 있는데 바로 수소와 암모니아가 그 주인공이다.


다음으로 국내외 연구기관들의 미래 전망 보고서들에 근거하여 미래의 메가트렌드를 들여다보자. 고령화, 개인화, 무인화가 큰 화두로서 부각됨을 알 수 있다. 개인 위주의 삶이 점차 확대되고 노령 인구의 증가로 인해 개인기기(Personal Mobility)의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이러한 개인 기기의 종류에는 인공장기로부터 웨어러블 컴퓨터 및 통신기기, 근력 증강 외골격(Exoskeleton), 휴머노이드 로봇, 개인 이동수단 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인간이 직접 수행하기에 위험이 따르고 접근이 어려운 곳이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곳에는 무인기기를 이용한 정찰이나 작업이 필요한데 이러한 무인항공기, 무인선박, 무인잠수정 등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미래에는 인간이 수행하는 여러 가지 작업들을 대체할 수 있는 다양한 로봇의 등장 또한 예견되고 있는데 이러한 로봇의 종류로는 가사 도우미 로봇으로부터, 의료용 로봇, 대테러 로봇, 전투 로봇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다양성은 비단 무인기기 및 개인기기 뿐만 아니라 자동차 분야 전반에서도 목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개인 기기나 무인기기, 파워 로봇, 자동차 등에는 이들의 구동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동력원(Power Source)이 필요한데 이러한 동력원은 크게 전기화학적(Electrochemical), 열화학적(Thermochemical), 생화학적(Biochemical) 방법에 의해 작동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의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고 개별적 기기에 요구되는 파워의 크기와 용량에 따라 그 동력원이 결정되어지고 있다. 


이차전지로 대변되는 전기화학적 동력원의 경우 단위 중량당 에너지 밀도가 낮지만 사용의 편리성으로 인해 소형 개인기기에 많이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자동차 분야에도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왕복동 엔진이나 가스 터빈과 같이 연소에 기반하여 동력을 발생시키는 열화학적 동력원의 경우 탄화수소계 연료의 연소에 기인한 유해 배출물 문제가 있으나 높은 비출력과 경제성에 의해 발전용 및 수송용 개인기기, 자동차 등의 교통 수단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어지고 있다. 생화학적 방법을 이용한 동력원의 경우는 연구 초기 단계로서 기술적 성숙도가 낮아 현재로선 그 적용처가 매우 제한적이긴 하지만 대부분의 동물의 신진대사를 고려할 때 에너지 이용률 측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아주 작은 양의 에너지를 요구하는 개인기기에 적용이 예상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기존 동력원이나 향후 예상 동력원의 용량 및 수요를 명확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요구 전력과 저장 에너지 맵에서 지속 가동 시간에 따른 각각의 포터블 개인 기기의 포지션을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대부분의 인간 활동을 고려할 경우 권장되는 지속 가능 시간인 10시간을 기준으로 분석해 본다면 현재의 개인 기기용 파워 시스템은 그 용량 측면에서 턱 없이 부족하다. 따라서 이들의 개선이 본격적인 개인 기기의 원활하고 편리한 이용을 위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개인용 기기들의 파워 시스템은 주로 전기화학적 방법인 배터리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배터리를 사용한 개인 기기의 사용 시간은 인간의 주요 활동 패턴과 편의성을 고려해 볼 때 많은 제약이 따르고 좀 더 오랜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파워를 공급할 수 있는 파워 시스템의 등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개인용 기기의 파워 소스를 살펴보면 아래 그림과 같은 종류들을 나열할 수 있다. <그림 1>은 중량당 파워 밀도와 중량당 에너지 밀도를 로그 스케일로 그린 그래프로서 다양한 파워 소스의 에너지 스펙트럼을 이해하기 쉽게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종류의 파워 소스의 적용에 있어 크고 작은 장단점들을 가지고 있겠지만 앞서 언급했던 이상적인 지속 가능 시간과 고비출력 측면에서 요구되는 성능을 고려해 본다면 불꽃 점화 엔진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눈 여겨 볼 것이 있는데 바로 수소의 높은 에너지밀도이다. 위의 파워맵에서 수소는 30,000Wh/kg으로 비에너지 측면에서 월등한 성능을 나타내고 있다. 더욱이 액체 수소의 에너지 밀도는 120MJ/kg으로서 44MJ/kg인 탄화수소에 비해서도 매우 높음을 알 수 있다. 한편으로 태양광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가장 우수한 성능을 보이고 있는데 신재생 에너지의 대표 격인 태양광과 수소를 연결시킨다면 미래의 에너지원으로서 매우 유용하게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다양한 동력원의 파워 특성을 살펴보면서 어떤 형태로든 에너지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자동차의 미래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많은 전문가들과 컨설팅 업체들의 전망을 살펴보면 향후 20년 동안 현재의 내연기관 위주의 자동차 동력원이 하이브리드 동력이나 배터리 동력 및 수소연료전지 동력으로 많이 대체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위의 파워맵에서도 살펴봤듯이 각각의 동력원의 장단점이 매우 뚜렷하다. 진정한 승자 독식의 동력원이 나타날 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재생에너지와 맞물린 미래의 에너지와 동력은 수소일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동력원 중에서 수소 내연기관이나 수소연료전지는 청정하고 효율이 좋으며 높은 에너지 밀도로 인해 고출력 장기 운전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우리가 신재생 에너지 비율을 늘려가면서 에너지 캐리어로서 수소를 사용하고 미래 개인기기나 무인기기, 그리고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수소를 사용해 나갈 것이라는 밑바탕이 된다.


혹자는 우리에게 수소 경제의 요원함이나 일시적 또는 주기적 유행성을 인지시키고 경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까운 미래일지 아니면 저만치 먼 미래일지 모르지만 미래의 에너지는 수소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미래의 동력원 또한 수소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해 보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 글: 최영 한국기계연구원 실장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0년 1월호


<참고자료>

1. Personal power systems, Progress in Energy and Combustion Science 31, pp.422-46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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