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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안전을 위한 섀시 제어 시스템과 ADAS의 융합

한국자동차공학회
2019-09-01
조회수 8478


국내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지만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은 OECD 국가 중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교통사고 분석자료에 의하면 국내·외를 불문하고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사고 발생율이 전체 사고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NHTSA,2015).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노력으로 정부는 도로별 속도제한, 전좌석 안전띠 착용, 음주운전 처벌기준 상향, 차량 안전 시스템 의무 장착 제도 등을 시행하였다. 승용차량에는 TPMS(Tire Pressure Measuring System),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 등의 안전 시스템과 대형차량에는 AEB(Automatic Emergency Brake)와 LDWS(Lane Departure Warning System) 등의 첨단 안전장치 의무 장착을 법제화하였다.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들 역시 차량의 주변 정보와 섀시제어시스템을 연계하는 첨단운전지원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개발을 통해 주행 중 운전자 부주의 또는 조작 미숙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 예방 및 탑승자 상해 저감을 달성하는 방향의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본고에서는 자동차의 제동, 조향 등 주행에 필요한 기본 안전장치인 섀시 시스템의 기술 개발 현황과 섀시 제어 시스템과 연계된 ADAS 기술, 다중안전섀시시스템, 사고 예방 안전성 평가 등을 살펴보려고 한다.


섀시 제어 시스템

섀시 시스템은 자동차의 승차감과 주행 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향 시스템, 현가 시스템, 제동 시스템 등으로 구성된다.


조향 시스템(Steering system)은 주행 중인 자동차의 진행 방향을 바꾸기 위한 시스템이다. 조향 핸들의 회전 운동을 기계적으로 연결하여 바퀴의 조향 운동으로 바꾸어주며, 운전자의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유압 또는 전기력을 이용하여 조향력을 보조해준다. 전기 모터를 이용한 EPS(Electric Power Steering)와 AFS(Active Front Steering), SBW(Steer By-Wire) 등이 개발되고 있다.


제동 시스템(Brake system)은 주행하는 자동차를 감속 또는 정지시킴과 동시에 주차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제동 시스템에는 주행시 주로 사용하는 주 브레이크(Service brake)와 주차시 사용하는 주차 브레이크(Parking brake)로 이루어져 있으며 제동 안전성 향상을 위하여 전자 제어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주행 중 자동차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위험 상황 발생시 제동 시스템과 엔진 출력 등을 조절하여 자동차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차체 자세 제어장치(ESC, Electronic Stability Control) 시스템과 운전자의 손이나 발에 의해 작동되는 기계적인 주차 브레이크를 전자 제어 장치로 대체하는 EPB(Electronic Parking Brake) 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현가 시스템(Suspension system)은 차체와 차축을 연결하여 노면에서 발생하는 진동 및 충격을 완화시키고 차량의 자세를 유지시키는 시스템이다. 노면에서 받는 충격을 완화하는 섀시 스프링과 자유 진동을 억제하여 승차감을 좋게 하는 쇽 업소버 및 자동차의 주행 안정성 향상을 위하여 롤(Roll) 운동을 억제하는 스테빌라이저 바로 구성되어 있다. 


전자 제어 현가 시스템은 쇽 업소버의 감쇠력 및 스테빌라이저 바의 강성 뿐만 아니라 차체의 높낮이를 주행 환경에 따라 능동적으로 변경함으로써 선회시 자세의 안정성과 노면 상태에 따른 진동 억제를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통합 섀시 제어 시스템은 차량의 안전도 향상을 위해 전자제어 조향, 제동, 현가, 구동 시스템 등을 통합 제어하여 개별 제어 시스템에서는 얻을 수 없는 높은 수준의 성능 향상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ABS(Anti-lock Braking System), TCS(Traction Control System), 4WS(Four Wheel Steering System), 전자 제어 현가 시스템, AWD(All Wheel Drive System) 등 개별 제어 시스템에서 한 단계 발전된 시스템으로 극한 상황에서의 차량 주행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섀시 시스템을 개별 제어하는 경우 각 시스템 사이의 제어 상충 효과에 의하여 차량 제어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위험 상황에 처할 수도 있어, 각 시스템의 통합 제어를 수행할 수 있는 통합 섀시 제어 시스템 개발이 능동적 안전도 확보 측면에서 필수적이다.



섀시 제어 시스템과 연계된 ADAS

ADAS는 기존의 섀시 제어 시스템과 환경 센서(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를 연계하여 첨단운전지원시스템의 형태로 발전하였다. 부품사 또는 전문가의 견해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되고 있으나, 목적에 따라 운전자 편의장치와 안전장치로 크게 분류되고, 제어 대상에 따라 종방향 제어와 횡방향 제어 및 이를 통합한 통합 제어로 분류될 수 있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은 주행 중인 차로를 벗어나는 경우 운전자에게 경고를 주는 장치와 본래 주행 중이던 차로로 복귀하는 제어 장치로 초기에는 차선 이탈 경고 장치 기능 위주였고, 최근 차선이탈복귀기능과 차선중앙유지기능과 차선 변경 지원 기능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차선유지보조시스템은 카메라를 통해 처리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선 인식 정보와 ESC로부터 차량 자세 및 위치 정보를 통해 EPS와 같은 조향 시스템의 조향 보조 토크를 제어해서 주행 차선을 유지하는 장치로, Euro NCAP에서는 2020 Roadmap에 Domain 3 Lateral Assist System으로 LDW(Lane Departure Warning), AES(Autonomous Emergency Steering)와 더불어 안전장치로 분류하고 있다.


자동 비상 제동 장치(AEB, Autonomous Emergency Braking)는 전면부에 장착된 카메라, 라이더 또는 레이더로부터 취득된 환경 및 전방의 장애물을 감지하고, 분석해서 자동으로 제동이 되는 장치이다. 2014년 유럽에 출시되는 차량의 약 20%가 장착을 하고 있고, 2014년 유럽에 출시되는 상용차량에 의무 장착화가 되었으며, 전방 충돌 안전성 확보를 통해 약 25%의 사고경감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또한 Euro NCAP에서는 저속 및 도심내 주행 차량의 충돌 시나리오 및 보행자 충돌 시나리오를 개발해서 평가하고 있다.


기존의 현가 시스템은 ADAS와 연계되기보다는 섀시 시스템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자율주행자동차의 발달과 더불어 다양한 주행 환경에서 탑승자의 승차감 향상과 팟홀(Pothole), 갑작스런 제동 및 조향 상황에서 탑승자의 안정감을 향상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능동형 현가 시스템으로는 초음파, 스테레오 카메라 등 센서를 이용한 노면 인식 기술과 리니어 모터를 이용하여 수직 방향 운동을 제어하는 능동 현가 시스템이 있다. 최근 벤츠에서 상용화된 MBC(Magic Body Control) 시스템은 스테레오 비전을 이용한 노면 인식 기술 및 유압 엑츄에이터를 적용한 시스템으로, 최대 130km/h의 속도에서 15m 전방의 노면을 3mm이하로 검지할 수 있는 노면 인식 기술을 기반으로 마법의 양탄자에 오른 것처럼 수직 방향 및 피칭(Pitching) 방향 제어가 가능한 시스템이 양산되고 있다.


최근 ADAS 기술은 ITS 기술, AI 기술 및 통신 기술과의 융합으로 다양한 서비스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자율주행을 위한 서비스로 진화하고 있다. 가령 기존 SCC(Smart Cruise Control)와 통신기술이 결합한 CSCC(Cooperative Smart Cruise Control) 제어를 통해 군집 주행이 가능하고, 전방도로 교통량 정보를 활용하는 TJA(Traffic Jam Assistance)와 같은 다양한 서비스들과 결합된 형태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자율주행 자동차와 다중안전 섀시 제어 시스템

최근 자동차 섀시 시스템 업체에서는 오류 발생시 차량 시스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차량 설계 단계에서부터 오류 발생 빈도, 치명도, 관측성 등을 고려한 고장 안전(Fail safety) 기술에 대한 연구를 해오고 있지만, ADAS 확대 및 자율주행 자동차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오류 발생 시에도 시스템 동작이 가능한 고장 제어(Fail-operation) 기술에 대한 연구가 최근 주목하고 있다. 특히 SAE 자율주행 레벨 3~4 실용화를 위해서는 다중 안전 개념이 적용된 고장 제어 시스템이 필수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NHTSA(National Highway Traffic Safety Administration)를 중심으로 ADAS 주요 시스템에 대한 기능 안전 평가를 위한 섀시 시스템에 대한 아키텍처 권고안을 발표했다. 특히 조향 시스템은 차량의 안전한 주행을 위해 필수적인 시스템으로 전력의 이중화, 센서 및 엑추에이터의 다중화를 권하고 있다. 최근 닛산(Nissan)에서 통신 이중화, 엑추에이터 이중화, 센서 이중화를 기반으로 세계 최초의 SBW 시스템을 적용한 차량을 양산화 하였고, Bosch는 이중 권선형 모터 및 ECU를 적용한 고장 제어 EPS를 개발하였다.


사고 예방 안전성 평가와 향후 전망

주요 자동차 선진국들은 교통사고 사상자 감소를 목적으로 자동차 안전도 평가 제도(NCAP, New Car Assessment Program)를 도입하여 자동차의 안전성을 높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자동차 안전도 평가는 법규보다 가혹한 시험 조건으로 충돌 시험 등 자동차를 시험·평가하여 그 결과를 소비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제작사로 하여금 보다 안전한 자동차를 제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로 하여금 안전한 자동차를 구매하도록 하여 교통사고로 인한 인명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교통사고는 매우 큰 문제점으로 인식되어 2011년도에 UN은 ‘도로 교통 안전 10개년(2011~2020) 계획’을 발표하면서 교통사고 사망자 50% 감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5대 과제를 설정하고, 자동차 분야의 안전성 향상을 위해 자동차 안전도 평가 제도 확산을 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교통사고 사상자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여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50% 감축하고, 자동차 분야의 안전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자동차 안전도 평가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안전도 평가를 처음 시행했을 당시(1999년)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 호주 등 우리나라를 포함한 5개 지역에서만 안전도 평가를 시행하고 있었고, 평가 항목도 정면 충돌, 측면 충돌 등 2가지 항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실제 교통사고 사망자 비율이나 부상 발생율과 관계가 깊은 평가 항목을 추가로 도입하였으며, 사고 예방을 위한 첨단 능동 안전 장치 평가까지 확대되었다. 평가 결과는 전체 항목 점수를 종합하여 정보가 제공됨으로써 소비자가 안전도 평가 결과를 이해하기 쉽게 구성되었다.


현재 실시하는 사고 예방 안전도 평가 분야에서 섀시 제어 기술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 평가 항목으로는 주행 전복 안전성, 제동 안전성, 고속 모드 비상 자동 제동장치 안전성, 시가지 모드 비상 자동 제동장치 안전성, 보행자 감지 모드 비상 제동장치 안전성, 적응순항 제어장치 안전성, 차로유지 지원장치 안전성 등이 있다.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으로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수 1.9명, 인구 10만 명당 사망자수 9.1명으로 OECD 회원국 35개에서 32위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그림 12>의 추이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정부 정책, 교통사고 줄이기 운동, 안전 법규 등을 통한 노력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경찰청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8년도 교통사고 사망자는 3,781명으 로 1976년(3,860명) 이후 처음으로 3,000명대로 집계됐고, 6년 연속 감소세를 유지했다. 반면 사망자수 감소에 비해 사고 건수 자체는 큰 변화가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자동차 등록 대수가 증가함에도 교통사고 건수는 증가하지 않았고, 사망자 가 발생하는 대형 사고는 크게 감소했음을 의미한다. 교통사고 피해 규모 저감과 운전자의 안전 운전 습관 개선 등에 ADAS 및 섀시 제어 시스템 등이 큰 효과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ADAS와 연계된 섀시 시스템은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신뢰성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 차량 품질에서 안전 을 우선시하며, 제품 콘셉트 단계에서 시스템, H/W, S/W 및 양산에 이르는 전주기에 대한 안전성 확보를 위한 ISO26262 기능 안전에 대한 요구가 증대되고 있다. 향후 섀시 제어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한 다양한 ADAS 기술 및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제동, 조향 등의 기본 섀시 제어 시스템 성능 향상 뿐 만 아니라 위급 상황에서도 고장 제어를 통해 다중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초안전 섀시 시스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이다. 다양한 초안전 섀시 시스템 기술과 ADAS, 자율주행 연계 기술들은 차량 안전도 향상과 더불어 교통사고 피해 감소에 지속적인 영 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 글: 정도현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 dhjung@katech.re.kr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19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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