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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전기차가 이끄는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한국자동차공학회
2020-02-09
조회수 3870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근 공식 데이터에 따르면, 2016년 교통부문의 CO2 배출량은 약 8Gt으로 전체 CO2 배출량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중 승용차, 트럭, 버스를 포함한 도로교통부문이 전 세계 CO2 배출량의 18%에 이르고 있다.1


지구 온난화 따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전 산업분야의 CO2 배출량 규제는 지속적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자동차사들은 CO2 배출량 감소 노력과 더불어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질 오염 방지, 무공해차 의무판매할당제 대응을 위해 내연기관의 효율을 개선하고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수소전기차와 같은 친환경차량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 글에서는 친환경차량 중 수소전기차 개발현황과 각 정부의 보급활동 그리고 수소전기차 확대 보급에 따른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를 간략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연료전지 원리 및 수소전기차 구성

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발생시키는 발전장치를 말한다. 일반적인 전지와 달리 연료전지는 연료를 공급하는 한, 연속적으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에너지변환기구이다. 연료전지의 반응물로는 오직 순수한 물만 생성되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대체 동력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수소전기차에 적용되는 연료전지는 <그림 1>과 같이 고분자전해질 막을 중심으로 양쪽에 다공질의 연료극(Anode)과 공기극(Cathode)이 착되어 있는 형태로 구성된다. 요구 출력에 따라 단위셀을 수십 장에서 수백 장 적층하여 스택을 구성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는 <그림 2>와 같이 수소탱크의 수소를 연료전지 스택에서 공기 중 산소와 반응시켜 발생된 전기를 모터에 공급하여 구동한다.


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의 윌리엄 그로브(William Grove)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다. 내연기관에 비해 원리와 구조가 단순함에도 불구하고 보급되지 못했던 이유는 본질적인 기술적 한계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 전부터 연료전지 기술의 혁신 즉, 성능 및 내구성 향상, 비용감소 등에 기인하여 차량, 선박, 열차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써 활용되고 있다.


수소전기차 개발 배경

자동차사들은 점점 강화되는 연비규제, 무공해차 의무판매 할당제 그리고 내연기관차 도심진입 및 판매금지 정책 등에 대응하기 위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유럽은 환경규제가 매우 엄격하여, EU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기업은 연평균 CO2 배출량을 2020년 95g/km, 2025년 80g/km, 2030년 67g/km을 맞추어야 한다. 이를위반할 경우, 전체 차량 판매수량에 초과된 CO2 배출량 그리고 1g 당 95EUR를 곱하여 벌금으로 부과하고 있다(만약 100만대 판매회사가 10g을 초과했을 경우, CO2 벌금 = 100만대 x 10g x 95 EUR/g =950,000,000 EUR, 1조 2천억원).

유럽에서 팔리고 있는 현대차의 중소형차 i30 가솔린의 CO2 배출량은 120g/km로 2020년 규제치(95g/km)를 만족시킬 수 없다.2 따라서 이러한 규제 대응을 위해서는 내연기관 효율 개선과 함께 친환경차 판매를 더 늘려야 하는 실정이다.


<그림 3>은 도요타가 발표한 유럽 환경규제 대응을 위한차종 전개전략으로 2020년 이후부터 내연기관을 축소하고 친환경차량을 확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연비규제와는 별도로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무공해차 의무판매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제도로 2018년 전체 자동차 판매의 4.5%를 무공해 자동차로 판매해야 하고, 이후 해마다 2.5%씩 늘려 2025년까지 22%를 달성해야 한다. 최근 중국은 친환경차 의무판매 제도를 일부 완화하였으나 내연기관 개발촉진과 함께 지속적으로 무공해차 보급을 확대시켜 나가고 있다.


한편 <그림 4>와 같이 유럽 정부와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대도시의 대기질 개선을 위해 디젤차량의 도시 진입을 금지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의 국가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 금지조치를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응하여 자동차 제조사들도 친환경차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며 <그림 5>는 주요 자동차 제조사의 친환경차 개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승용 수소전기차 개발

최초의 수소전기차 개발은 1960년대에 시작되었으나 상업화되기에는 기술적인 진보가 더 필요했다. 이후 90년대말 이후 다임러, GM, 도요타, 현대차 등은 다양한 개념의 수소전기차를 선보이며 각자의 기술력을 자랑하였다. 이후 지속된 ‘자동차가 먼저냐 수소 인프라가 먼저냐’의 지지부진한 논쟁 가운데 수소전기차 미래를 확신하고 있던 자동차사들을 중심으로 연료전지 성능 향상과 내구성 개선 노력을 꾸준히 진행하였다.최초의 수소전기차 양산은 현대차로부터 시작되었다. 2013년 투싼 수소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양산개발하여 유럽을 중심으로 판매하였고 이후 2014년 도요타 미라이, 2016년 혼다 클라리티로 이어져 오고 있다. 현대차는 2018년에 제 2세대 수소전기차인 넥쏘를 출시하여 최초의 양산개발에 이어 수소전기차 글로벌 리더십을 이어오고 있다.


2015년 디젤 게이트 이후, BMW, 아우디, 다임러 등의 유럽 자동차사들도 연료전지를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3년 이후 도요타와 연료전지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 BMW는 2019년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BMW i 하이드로젠 넥스트’를 발표하며 2022년 수소전기차 양산을 선언하였다. 또한 경쟁업체인 다임러와 아우디도 각각 수소전기상용차 개발 및 상용화 계획을 밝혔다. 또한 보쉬, 포레시아 등 기존 내연기관 부품업체들도 수소전기차 부품 개발에 적극 참여하여 자동차사들과 협력하고 있다.


상용 수소전기차 개발

승용차에서는 여전히 ‘누가 궁극의 친환경차인가?’라는 논쟁이 지속되고 있으나 대형 상용차 분야에서는 연료전지가 미래상용차의 동력원으로써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수소위원회에서는 <그림 7>과 같이 전기트럭과 수소전기트럭의 주행거리와 가격을 비교하여 약 100km를 기준으로 주행거리가 증가할수록 수소전기트럭이 더 유리하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가 있다.


본 고에서는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수소전기트럭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는 2016년 미국에서 ‘니콜라 원’을 발표한 ‘니콜라 모터스’이다. 니콜라는 2018년말 ‘니콜라 TRE’를 발표했으며 2020년 주행평가를 시작하고 이후 유럽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웨덴의 연료전지전문사인 PowerCell, 보쉬 등과 개발 진행하고 있으며. 북미 전역 수소 충전 네크워크 구축을 위해서 한화그룹과도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 또한 수소전기트럭 보급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스위스 H2 Energy와 합작으로 현대 하이드로젠 모빌리티(Hyundai Hydrogen Mobility)를 출범시키고 2025년까지 스위스에 1,600대 규모의 수소전기트럭을 공급하고 다양한 수소 기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최근 미국 디젤엔진 분야 1위 업체인 커민스는 캐나다의 연료전지전문사 하이드로제닉스를 인수하였고 현대차와 전략적 협력을 통해 북미 수소연료전지 주도권을 넓혀 나가고 있다.


2019년 10월 미국 애틀란타에서 열린 북미 상용전시회에서는 다양한 수소전기트럭이 공개됐으며 수소전기상용차가 더 이상 미래가 아닌 현재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이렇게 트럭회사들이 연료전지에 주목 하는 이유는 승용차와 유사하게 상용차도 CO2 배출량을 2025까지 15%, 2030년 30%를 감축해야 하는 새로운 CO2 배출 규제법이 만들어졌고 배터리를 동력원으로 하는 전기트럭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도시 대중교통에 의한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해외에서는 2000년 초반부터 다양한 실증을 통해 연료전지버스 검증을 진행하였다. 국내에서도 울산 시내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하여 실증하고 있으며 2020년 이후부터는 양산 보급 예정이다. 일본은 2019년부터 도요타의 수소전기버스 ‘소라’ 판매를 시작했고 2020년 도쿄올림픽 지원차량 및 정기노선용으로 투입할 예정이다. 중국은 수소전기버스 대중화를 위해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베이징 동계올림픽과 연계해 2022년까지 200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같이 수소 공급 인프라가 부족한 현시점에서 승용차 보다는 트럭, 버스와 같이 미리 정해진 동선을 달리는 차량에 더 쉽게 보급될 수 있을 것이다.

각국 정부의 수소전기차 보급 활동

각국 정부에서는 환경 이슈의 해결책으로 친환경차 보급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현재는 투 트랙 전략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보급을 병행 지원하고 있다. 오염물질 배출도 없고 부수적으로 공기정화 기능을 제공하는 수소전기차의 대중화를 위해 수소전기차 구매자에게 차량 보조금 지급, 가격저감을 위한 수소전기차 보급계획 수립, 수소 충전소 확대를 추진 중이다.


<그림 10>은 각국 정부의 수조전기차 보급 계획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같이 자동차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수소전기차의 비중을 점점 확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역사적으로 에너지는 탄소를 줄이고 수소를 늘리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연료의 수소 대 탄소 (H/C) 비율을 살펴보면 나무 약 0.1에서 석탄 약 1.0, 원유 2.0으로 바뀌어 왔다.6 이러한 추세는 천연가스의 등장으로 지속되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탈탄소인 수소가 에너지원이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공장 전력화를 연구한 옥스퍼드 대학의 폴 데이비드는 1882년 토머스 에디슨이 최초로 발전소를 개설한 이후 전기가 생산성 통계에 등장하기까지 대략 40년이 걸렸다고 썼다. 이와 같이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상당히 오랜 시간을 요구한다.


산업혁명 이후 역사를 보면 에너지의 변환은 기술의 발달 특히 이동수단의 발달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1차 산업혁명의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은 효율적인 증기기관의 도입과 함께 상승하기 시작했으며 석유도 자동차 시대의 도래로 고래기름을 대체하는 조명용에서 연료로 바뀌게 된다.

전세계가 탄화수소사회에서 수소사회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 수소를 가장 잘 사용할 수 있는 연료전지 활용은 에너지 전환을 이끄는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그림 11>과 같이 범용기술인 수소연료전지 기술은 내연기관을 대체하는 동력원으로써 차량, 선박, 철도, 발전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러한 수소에너지 전환은 한 나라, 기업의 노력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2017년 전세계 주요 완성차, 에너지 기업 등 13개 업체로 구성된 수소위원회(Hydrogen Council)를 설립하여 수소경제 확산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있다. 2019년 현재는 참여 기업수가 60개로 증가하여 운영되고 있다<그림 12>.


수소에너지로의 전환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도전 중 하나이다. 과거 증기기관과 내연기관이 에너지전환을 이끌었던 것처럼,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보급 확대를 통해 수소전기차가 에너지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1. 김지석, 벤야민 스테판, 이인성, 무너지는 기후 : 자동차 산업이 불러 온 위기, 그린피스 동아시아지부 서울사무소, 2019.

2. https://leasing.com/green-cars/hyundai/i30/

3. Toyota Electrification Strategy in Europe Today and Tomorrow, https://www.autonews.com/assets/pdf/ane-congress/presentations2019/matthew_harrison.pdf

4. Green Car Revolution EV vs Hydrogen Car, 유지투자증권.

5. 수소위원회, Hydrogen Scaling Up, https://hydrogencouncil.com/wp-content/uploads/2017/11/Hydrogen-scaling-up-Hydrogen-Council.pdf

6. 바츨라프 스밀, 에너지란 무엇인가, 삼천리, p.253, 2011.

7. 권순우, 수소전기차 시대가 온다, 가나출판사, 2019.

8. 대니얼 예긴, 2030 에너지전쟁, (주)사이엔스21, 2013.

9. 차석원, 수소자동차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 Auto Journal, KSAE, Vol.41, No.7, pp.40-42, 2019.

10.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인류의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HMG Journal.


* 글: 금영범 현대모비스 상무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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