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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레몬법의 현주소

한국자동차공학회
2023-01-01
조회수 491

 시대의 자동차는 기술의 발전에 따라 다양한 기능이 있으며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나를 표현하고 가족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자동차를 구매하면 직접 세차도 하고 광택도 내어보고 차량 내/외장 부품을 취향에 맞게 꾸미기도 하는 등 신차에 많은 정성을 들이기도 한다.


그러나, 갑자기 신차에 생각지도 않은 문제가 하나둘씩 발생하고 이상이 감지되면 당황스럽고 안전사고에 대한 불안감을 가질 수 있다. 더구나 정비센터에서 수리까지 받았는데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문제가 계속 반복되면 차량을 교환, 더 나아가 환불받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이러한 신차 결함에 있어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한국형 레몬법을 2019년 1월 1일부터 시행하여 올해로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원래 레몬법은 1975년 미국에서 제정된 소비자 보호법으로 자동차와 전자 제품에 결함이 있을 때 제조사는 소비자에게 보상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법은 '달콤한 오렌지로 알고 샀는데 나중에 실제 맛보니 신맛이 나는 레몬이었다'에서 유래된 것으로 국내에서의 레몬법 적용은 '하자 있는 자동차'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하자 있는 자동차'에 대하여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 받기 위한 한국형 레몬법이 성립되기 위한 요건 및 하자의 추정은 다음과 같이 자동차 관리법 제47조의 2, 제47조의 3에 따른다.


제47조의 2(자동차의 교환 또는 환불 요건)


① 자동차 제작자 등이 국내에서 자동차 자기 인증을 하여 판매한 자동차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경우, 해당 자동차의 소유자(「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운수사업자로서 소유한 사업용 자동차가 2대 이상인 자는 제외한다)는 인도된 날부터 2년 이내에 자동차 제작자 등에게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1. 하자 발생 시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 보장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포함된 서면 계약에 따라 판매된 자동차

   2. 자동차 안전 기준에 따른 구조나 장치의 하자로 인하여 안전이 우려되거나 경제적 가치가 현저하게 훼손되거나 사용이 곤란한 자동차

   3. 자동차 소유자에게 인도된 후 1년 이내(주행 거리가 2만 킬로미터를 초과하는 경우 이 기간이 지난 것으로 본다)인 자동차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동차

       가. 원동기ㆍ동력전달장치ㆍ조향장치ㆍ제동장치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구조 및 장치에서 발생한 같은 증상의 하자(이하 '중대한 

             하자'라 한다)로 인하여 자동차 제작자 등(자동차 제작자 등으로부터 수리를 위임받은 자를 포함한다)이 2회 이상 수리하였으나, 그 

             하자가 재발한 자동차. 다만, 1회 이상 수리한 경우로서 누적 수리 기간이 총 30일을 초과한 자동차를 포함한다.

       나. 가목에서 정한 구조 및 장치 외에 다른 구조 및 장치에서 발생한 같은 증상의 하자를 자동차 제작자 등(자동차 제작자 등으로부터 

            수리를 위임받은 자를 포함한다)이 3회 이상 수리하였으나, 그 하자가 재발한 자동차. 다만, 1회 이상 수리한 경우로서 누적 수리 

            기간이 총 30일을 초과한 자동차를 포함한다.

② 제1항에 해당하는 자동차의 소유자(이하 '하자 차량 소유자'라 한다)는 제1항 제3호 가목의 경우에는 1회, 같은 호 나목의 경우에는 2회를 수리한 이후 같은 증상의 하자가 재발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자동차 제작자 등에게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통보하여야 한다.


제47조의 3(하자의 추정)


제47조의 2 제1항에 해당하는 자동차가 하자 차량 소유자에게 인도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발견된 하자는 인도된 때부터 존재하였던 것으로 추정한다.


이러한 한국형 레몬법은 하자 있는 자동차를 수리하고 하자가 반복되면 차를 교환 받거나 환불받을 수 있는 것으로 보여 소비자의 권익이 높아진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소비자의 권익을 충실히 보호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조항이 있어 실제 교환 또는 환불 받을 수 있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하겠다.


첫 번째로, 47조 2의 1항 1호 항목은 레몬법 적용 대상 차량을 '하자 발생 시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 보장 등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사항이 포함된 서면계약에 따라 판매된 자동차'로 규정하고 있어 자동차 제조사의 교환 또는 환불 보장이 명시된 구매 계약서가 없으면 레몬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므로 반드시 강제성을 두어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필수적으로 교환 또는 환불 보장을 판매 계약서에 명시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보통 소비자는 자동차를 구매할 때 이 사항은 당연하게 있다고 생각하여 자세히 보지 않는다.


우리가 보통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을 구매해도 교환 및 환불에 대한 설명서가 있는데 고가인 자동차의 구매 계약서에 교환 또는 환불 보장 조항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것은 좀처럼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반드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47조 2의 2항은 “하자 차량 소유자는 중대 하자 1회, 일반 하자를 2회 수리한 이후 같은 증상의 하자가 재발한 경우에는 그 사실을 자동차 제작자 등에게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통보하여야 한다.”로 규정하고 있어 신차 구매자는 중대 하자 1회, 일반 하자 2회 발생 시, 차량을 서비스센터에 입고와 동시에 하자 재발 통보서를 발급 및 제출하여야만 중대 하자 2회, 일반 하자 3회 이상 발생시 레몬법 적용을 받을 수 있다.


하자 재발 통보서는 자동차 소유자가 작성해야만 법적 효력이 있으므로 딜러가 레몬법을 안내하지 않으면 대부분 이 사실을 모른다. 레몬법 안내에 대한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강제 규정이 없기에 대부분 그냥 넘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대다수 신차 구매자는 하자 재발 통보서 자체를 모르고 있으며 신차 하자가 발생하면 서비스센터에 수리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행히, 1회 수리 의뢰로 수리가 완료되면 문제가 없겠지만 하자가 반복되면 소비자의 불만이 커져 결국 레몬법 적용으로 신차로의 교환 또는 환불받기를 요구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하자 재발 통보서의 제출 필요성을 신차 구매자들이 뒤늦게 알고 대응하게 되면 제작사에게 추가 수리 기회를 줄 수도 있게 되어 결과적으로 중재 신청까지의 시간이 더욱 더 지체될 수 있다. 그러므로 반드시 신차 판매 시 딜러가 구매자에게 하자 재발 통보서에 대한 안내를 반드시 설명하도록 하는 법적 강제성만은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세 번째로, 47조 2의 1항 3호는 레몬법 적용 대상 차량을 '자동차 소유자에게 인도된 후 1년 이내(주행 거리가 2만 킬로미터를 초과하는 경우 이 기간이 지난 것으로 본다)인 자동차'로 규정하고 있어 1년, 2만 킬로미터 이후에 발생한 하자는 레몬법 적용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47조 3의 하자 추정은 '자동차가 하자 차량 소유자에게 인도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발견된 하자는 인도된 때부터 존재하였던 것으로 추정한다'로 규정하고 있어 차량 소유 6개월 이후의 하자는 소비자가 결함을 입증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레몬법 적용 기간과 적용 주행 거리가 주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기간은 12~24개월, 주행 거리는 19,300~38,600킬로미터로 우리나라의 1년, 20,000 킬로미터와 비교하여 현저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자동차 결함은 일반적으로 출고 후 1~2년 사이에 많이 발생하는데 6개월 이후에 발생하는 하자를 소비자가 입증하게 하도록 하는 것은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재의 레몬법 적용 기간과 주행 거리를 최소한 1년 6개월, 25,000 킬로미터까지로 확대·검토하여야 할 것으로 생각될 뿐만 아니라 하자 추정은 6개월 이후라도 레몬법 적용 기간 내에는 제조사가 차량 결함이 없음을 입증하도록 하는 제도 검토가 요구된다.


네 번째로, 47조 2의 1항 3호 가목 항목은 레몬법 적용을 '중대한 하자로 인하여 자동차 제작자 등이 2회 이상 수리하였으나, 그 하자가 재발한 자동차'로 규정하고 있어 중대한 하자는 최소 2회 이상 발생한 차량이 레몬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중대한 하자는 운전자의 안전과 직결되는 것으로 매우 엄격하게 적용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으므로 2회 이상이 아닌 1회 이상 발생한 차량은 레몬법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검토가 요구된다. 더 나아가 제조사가 중대한 하자가 있는 차량을 생산하여 판매한 경우, 제조사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게 하여야 할 것이다. 이러한 징벌적 손해배상은 제조사가 생산하는 차량에 대하여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에 더욱더 신경 쓸 것이므로 이 제도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그 외 47조 2의 1항은 현재의 레몬법 대상에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또는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른 운수사업자로서 소유한 사업용 자동차가 2대 이상인 자는 제외한다'로 규정하고 있어 비사업용 자동차 또는 1대만 소유한 개인 사업자의 사업용 자동차에만 레몬법 적용이 가능하며 2대 이상 사업용 자동차를 소유한 여객 및 화물 운수 사업자는 신차로의 교환이나 환불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사업용 자동차를 리스하거나 장기 렌트하여 사용 중 차량의 결함이 발생할 시 사업주가 결함에 대한 제반 문제를 해결해 주면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계약자가 피해를 고스란히 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최소한 리스차, 장기 렌트카 등을 계약하여 운행하는 소비자는 레몬법 적용 대상자로 포함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 검토가 요구된다.


이상과 같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자동차의 교환 또는 환불 요건과 하자의 추정에 대하여 살펴본 결과 검토·개선하여야 할 항목들이 다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이러한 여건 하에서 현재의 레몬법 요건을 갖추었다고 해도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서 신차로의 교환이나 환불 판정을 받기 쉽지 않다. 이러한 원인은 다음에서 살펴볼 수 있다.



레몬법 요건이 갖추어지면 소비자는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 중재 신청 후 중재 절차를 진행하게 된다. <그림 1>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자동차 교환.환불 중재 제도 진행 절차를 도식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그림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중재 절차는 하자 재발 통보 → 중재 신청 → 흠보정 → 심리 참석 → 심리 진행 → 판정 순으로 진행된다.


정보가 부족한 소비자가 만만치 않은 이러한 중재 진행 절차를 직접 수행하는 것은 모든 면에서 불편하고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중재 절차를 진행하면서 차량 소유자는 시간과 차량 수리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어 어려움을 느낀다. 직장인이 차량 소유자인 경우, 직장 일을 하면서 중재 신청 서류를 작성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중재위원회 일정에 맞게 중재위원회 출석하는 시간 내기가 쉽지 않으며 거기다 생소한 하자 재발 통보서를 작성하는 일도 쉽지 않다.


중재위원회가 열리면 차량 소유자는 서비스센터에서 발부한 수리 내역서로 차량 결함을 제시하고 입증하여야 하는데 전문 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차량 결함을 제시·입증에는 한계가 있다. 더구나, 제작사는 레몬법에 잘 대응할 수 있도록 대형 로펌의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출석시켜 제작사를 변호하기 때문에 법적 지식이 없는 차량 소유자가 요구하는 자동차의 교환 또는 환불이 관철되기가 쉽지 않다. 차량 소유자는 소유자 대리인으로서 중재 절차를 전문적으로 대리하고 변호할 수 있는 자동차 전문가 또는 변호사가 필요할 것이나 이에 대한 모든 비용은 당사자가 부담하므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따라서 소비자의 권익을 위하여 국토교통부에서 중재 절차를 전문적으로 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정하여 차량 소유자의 편의를 제공하였으면 한다. 차량 소유자는 차량의 계속되는 문제로 정비센터에 여러 번 방문하여 수리하고 중재 절차를 진행하면서 차량 결함에 대한 문제가 동일 차종의 다른 차에는 없는지 알아보려고 여기저기 수소문해 보겠지만 신뢰성 있는 정보를 제공해 주는 기관은 거의 없다.


따라서 신차 교환·환불 e만족 시스템의 자동차 안전·하자 심의위원회에 접수되는 신청 및 그 결과를 제작사별 차종별로 간략히 정리 및 공개하면 중재 신청하는 소비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요구된다.


한국형 레몬법이 도입된 지 4년이 다 되어 가지만 현재까지 교환·환불이 이루어진 사례는 총 10건으로 소비자의 레몬법 성적표는 매우 좋지 않다. 우리가 보통 일상 생활에서 구매하는 상품에 있어서 하자가 있으면 쉽게 교환이나 환불이 어려움 없이 잘 되고 있다. 하지만 집 다음으로 큰 재산이며 생명과도 직결될 수 있는 자동차의 경우 현재의 레몬법으로는 소비자의 정당한 권익 보호가 다소 부족한 실정이다. 레몬법은 소비자에게 꼭 필요한 제도이므로 현재의 레몬법에 대한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검토하여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강화할 수 있기를 바란다. 한국형 레몬법의 개선을 기대한다.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3년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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