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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화재 안전성 예측을 위한 버추얼 기술

한국자동차공학회
2024-09-17
조회수 558

근 전기차 시장은 성장세가 급격하게 꺾이며 일시적 수요 둔화를 일컫는 캐즘(Chasm)에 접어든 것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보고 있다. 하지만 더욱 우려가 되는 부분은 이러한 전기차 수요 부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예측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캐즘에 영향을 주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요인으로 전기차의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를 들 수 있으며 전기차에 대한 안전성, 특히 배터리 화재 안전 또한 소비자의 수요를 위축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본 고에서는 전기차 화재 안전성 예측을 위한 버추얼 기술을 소개하고 이를 통한 전기차 안전성 향상이 소비자의 수요를 이끌어 캐즘을 극복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배터리와 전기차 시장

리튬 이온 배터리(LIB)는 1991년 Sony Corporation에 의해 최초로 상용화된 이후 빠르게 시장을 성장시켜 왔다<그림1>. 현재 LIB는 노트북, 디지털 카메라, 휴대전화와 같은 가전 제품에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다른 배터리 시스템과 비교하여 에너지 밀도가 높고, 제조가 용이하며 가볍기 때문에 전기 자동차(xEV)와 친환경 발전기의 에너지 저장 장치로 응용 분야가 확대되어 왔다.


게다가 온실 효과의 주된 원인으로 여겨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도시에 심각한 대기 오염을 막기 위한 세계적인 정책 프레임 워크와 맞물려 친환경 제품 용 LIB에 대한 수요는 그간 가파르게 성장하여 왔다. 2012년도에 발표된 “Competitiveness of the EU Automotive Industry in Electric Vehicles” 보고에 따르면 xEV의 시장 점유율은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2030년까지 31%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최근 다양한 요인으로 인하여 전기차 시장이 캐즘으로 들어선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보고 있으며 2020년 이후 최근 3년간의 판매량 추이가 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캐즘의 요인은 무엇보다 전기차의 비싼 가격 및 급격한 수요 증가 대비 충분하지 못한 충전 인프라가 중요한 영향으로 파악되고 있다. 또한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열폭주 화재에 의한 배터리 안전성 문제 등도 소비자의 수요를 위축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그림 2>.


이러한 시장 변화에 따라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며, LIB 제조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장거리 운행이 가능한 고용량 LIB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2년도에 발표된 “Cost and performance of EV batteries”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kWh당 800$인 LIB가격이 2030년까지 248$로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LIB 용량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음극과 양극에 사용되는 물성치를 개선하거나 분리막의 부피와 질량을 감소시켜야 한다. 하지만 이는 기계적, 전기적, 열적 안정성을 감소시키고 열폭주(Thermal runaway)와 같은 안전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015년 이후로 LIB 관련 사고가 급증하였는데 대부분 xEV용 LIB에서 발생하였다. LIB 사고에 따른 일반적인 특징은 열폭주, 열폭주에 따른 연기, 화재, 폭발이다. 이러한 사고는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xEV 산업 성장에 대한 대중의 우려 또한 증가되었다. 이에 따라 국가 차원에서 UN 38.3, UN R100, SAE-J2464, IEC-62133, GB/T 31485와 같은 LIB 테스트 표준을 만족할 것을 강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산발적으로 열폭주 관련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인 LIB 사고의 원인은 제조 결함, 과충전, 과방전, 그리고 기계적 남용(Mechanical abuse)으로 알려져 있다. 기계적 남용은 압입(Indentation), 낙하(Drop), 충격(Shock), 충돌(Crush)과 같이 LIB에 극심한 변형을 일으키는 상황을 의미하며, 극심한 변형은 외부, 내부 단락으로 인한 열폭주의 원인이 된다. 제조 결함은 품질관리를 통해 감소되고 있으며, 수많은 연구를 통해 과충전 및 과방전 방지를 위한 배터리 관리 시스템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기계적 남용에서 안전한 LIB를 개발하기 위해 실험을 통해 열폭주를 발생시키고 불타버린 LIB로 부터 열폭주 원인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어렵고 위험하다. 이러한 이유로 실험에서 나타나는 물리적인 현상을 전산 수치 해석을 이용해 구현하고 기계적 변형으로 인한 화재나 폭발의 매커니즘을 찾아내기 위한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또한 국가 기관이나 비정부 단체에서는 LIB 관련 규정과 표준을 개발하여 최소 안전 성능 요구 사항을 규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배터리의 다중 물리/다중 스케일 특성

실제 필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전기차 배터리 화재 현상에 대한 원인 파악 및 예방을 위해서는 리튬 이온 배터리(LIB)에 대한 복잡한 물리적 현상 및 다양한 스케일의 구성 부품으로 이루어지는 배터리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림 3>에서 보시는 봐와 같이 배터리 시스템은 셀-모듈-팩으로 구성되며 배터리 부품은 셀 단위의 수 마이크로 단위에서부터 전기차에 들어가는 팩 단위의 수 미터 단위까지 넓은 length scale을 가지고 있다. 또한 물리적으로도 배터리의 작동 원리는 구성 요소들의 기계적, 전기화학적 및 열적 거동에 의해 작동하므로 이러한 다중 물리적 거동 특성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전기차 1회 충전시 주행 거리를 증가시켜 내연기관 차량 대비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고에너지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서는 소재 개발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전극보다 더 작은 입자 및 원자 단위에서의 배터리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반해 완성차 레벨에서의 충돌 시 화재 안전성 예측을 위해서는 연속체(Macro) 스케일에서의 다중 물리 모델 및 해석 기법 개발이 필요하다. 이러한 배터리의 다중 물리 & 다중 스케일 시스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를 구현하기 위한 해석 기법이 개발되고 있으나 이러한 다양한 배터리 특성들이 해석적 예측 모델로 구현하는데 있어 많은 어려움을 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배터리 충돌 화재 안전성 예측 기법

최근 몇 년 동안 전기차 화재 안전성 특히 배터리 열폭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많은 연구자들은 전기차에 사용되는 여러 타입의 셀(원통형, 파우치형, 각형 등)을 이용하여 기계적인 변형 하에서 배터리의 안전성을 연구하고 있다. 충돌 시 화재 안전성을 예측하기 위해서는 두가지 중요한 모델이 필요하며 ① 충돌에 의한 내부 단락 모델과 ② 전기화학 및 열적 반응에 의한 열폭주 예측 모델이 그것이다.


대부분의 연구자들은 실제 필드에서의 충돌 상황을 모사하기 위해 내부 단락 하에서의 기계적 변형 해석을 수행한 후 전기 화학 분석을 수행하는 단방향 커플링(One-way Coupling)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기계적 변형에 의한 내부 단락은 온도의 증가로 이어져 전기 화학 및 열적 반응을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열폭주 및 열전이 현상을 발생시키게 된다. 반면, 열 및 전기 화학적 반응은 배터리가 부풀어 오르는 것과 같은 큰 기계적 변형을 초래하여 결국 셀의 기계적, 전기 화학적 및 열적 반응은 배터리 변형시 모두 복잡하게 서로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기계적 변형 상태에서 배터리의 여러 물리적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계-전기 화학-열적 커플링된 모델 개발이 필요하게 되었다. 최근의 연구에서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기 화학적 열적 반응을 기술하는 P2D(Thermoelectrochemical pseudo-2D) 모델을 LS-DYNA를 이용한 기계적 모델과 양방향 커플링(Two-way Coupling)방식으로 결합하여 압입시 내부 단락 및 이를 통한 전기 화학적 열적 반응 해석을 수행하는 단계에까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림 4>는 기계-전기화학-열적 모델의 상호작용 나타내는 다중 물리 해석 모델의 관계도이다. 기계적 변형에서는 압입에 의한 변형 및 분리막 파손에 의한 내부 단락을 계산하고 내부 단락에 의한 전기 화학 및 온도 변화는 전기 화학, 열적 서브루틴 모델에서 계산하게 된다. 이러한 기술은 실제 필드에서 발행할 수 있는 충돌 시 변형에 의한 배터리 화재 상황을 예측하여 차량 개발 초기 단계에서 전기차 안전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할 뿐 아니라 나아가 비정상 상황에서 열폭주 반응 메커니즘 및 모델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전기차를 선택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앞서 언급 드린 가격, 충전 인프라 뿐 아니라 전기차 화재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심리적인 수요 위축 요인 외에도 전기차 화재시 동반되는 고온, 폭발 및 유독 가스의 영향으로 화재 진압시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고 있다. 최근 소방청을 중심으로 전기차 화재를 효과적으로 진압하는 방법 및 절차 등이 수립되고 있으며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및 진단 기술 등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본 고에서 소개드린 충돌 연계 열폭주 예측 기법 등의 최신 버추얼 기술 또한 차량개발 선행단계에서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설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활용되고 있으며 전기차의 안전성을 향상시키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최근 잠시 캐즘에 접어든 전기차 시장이지만 향후 우리의 미래 모빌리티의 이동 수단으로의 한 축임에는 의심에 여지가 없으며 그 안전성을 확보하여 소비자의 수요 심리를 이끌어 캐즘을 극복하는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4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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