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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소형 전기차, 모빌리티 변화의 새로운 틈새 산업

한국자동차공학회
2021-08-19
조회수 6391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68%인 49억 명이 대도시로 집중되는 거대 도시화 현상은 교통 혼잡, 주차 문제, 환경오염 등 필연적으로 사회 문제들을 초래하고 있고,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많은 연구자들이 대안책으로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변화와 친환경차로의 조기 전환을 고민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근거리 이동 수단인 초소형 전기차가 틈새 산업으로 관심 받게 되었다. 이러한 초소형 전기차 산업이 국내 시장에서 어려운 난관들을 극복하며 틈새 산업으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인지 살펴보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모빌리티 변화와 초소형 전기차의 등장

전 세계는 e-모빌리티라는 새로운 미래 이동 수단으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주목하며, 그 어느 때 보다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특히 개인형 이동 수단 형태의 e-모빌리티는 2012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스쿠터 네트웍스가 공유 서비스를 시작으로 눈에 띄는 성장을 시작하였고, 현재는 도심에서 전기 오토바이, 전기 자전거, 초소형 전기차 등을 이용한 공유 서비스가 세계 각국에서 지속적으로 발전되고 있다. 특히 초소형 자동차가 포함된 저속 전기 자동차(Low Speed Vehicle) 및 전기 유틸리티 자동차의 시장은 2023년까지 연평균 약 5%(115억 달러, 139조 원) 이상의 고성장을 보일 전망이며, 승용/화물차/특장 등 다양한 유형별로 높은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출처: Market Research Future(2019))


초소형 전기차는 기존 승용차(4인승 이상)보다는 작고 이륜차(1인승)보다는 큰 규모의 전기차로, 10~30(km) 범위의 근거리 이동을 위해 최적화된 이동 수단이다. 승용차 대비 경제적이며, 이륜차 대비 안전성과 제약을 극복하고 다양한 목적에 맞게 변화가 용이한 장점이 있는 차량이다. 대표적인 차량인 르노사의 트위지는 사내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연구자들이 모여 미래 사회에서 요구되는 이동 수단에 대한 토론과 고민으로 만들어진 차량이라고 한다. 트위지 차량은 2009년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 콘셉트 차량을 선보였고, 2012년 출시를 시작으로 당시 연간 4천대 가량 판매 실적을 보였다. 파리 시내의 평균 차량 속도가 15.9(km/h)이고, 주차 공간이 협소하고 부족한 상황이다 보니 의외로 많이 길거리에서 볼 수 있고, 가끔은 이륜차들 사이에 같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까지 자연스럽게 보였다.


이러한 초소형 전기차는 단순히 개인 차량으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공유 서비스와의 연계로 다양한 실증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르노닛산-요코하마시에서 추진한 One-way 쉐어링 서비스인 Choi-Mobi Project는 트위지와 IT 플랫폼과의 연계를 통한 실증 환경 구축과 새로운 모빌리티의 인식 및 홍보, 이용성 검토, 일반 차량과의 혼재로 인한 교통 연구가 이루어졌다. 또 다른 형태의 연구는 E-KIZUNA project로 혼다 MC-β 차량을 도심, 시골, 섬(태양광 발전 연계)과 같은 다양한 환경에서 요구되는 Biz 모델 발굴 및 이동 연결성 확보, 다양한 에너지 활용 검토 연구가 이루어졌다.


Toyota는 자체적으로 하모(HA:MO) Project를 통해 초소형 전기차와 대중교통의 연결성 연구를 수행하였고, 2012년 카셰어링 서비스인 하모 라이드(Ha:mo RIDE) 이용 트렌드를 분석하기 위해 오라클 클라우드를 도입하기도 하였다. 이후 유럽의 환경 파악을 위해 프랑스 소도시인 Grenoble에서 약 60여 대의 차량으로 실증 연구를 수행하였고, 최근에는 동남아 지역에서 실증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새로운 친환경 이동 수단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기존 대중교통과 개인 소유 승용차들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대중교통 연계 및 공유 모빌리티의 역할까지 수행하기에 적합한 차종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각국의 관련 법규 개선 및 기존 차량과의 경쟁, 다양한 소비자 수요의 만족도, 소형·저가로 인한 안전성 부족, 기존 이동 서비스 운영 주체(택시, 렌트카 등)과의 법적 투쟁 등으로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산업은 아직 초기 시장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은 2017년 르노삼성 트위지의 국내 최초 출시 이후, 2020년 기준 누적 6,959대의 규모이며, 2018년 이후 6개 이상의 국내 중소 중견 기업들이 초소형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New player들은 대부분 기존 사업을 유지하며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 형태로, 타산업 전장 업체나 자동차 및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 또는 완성차 2~3차 벤더들이 많으며, 신산업 진출에 대한 의지가 많은 편이다. 트위지 외에 CEVO-C, 다니고3, MaiV-M1, EV Z 등의 다양한 차종이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지만, 최근까지 시장 규모는 여전히 수 천여대 수준에 불과하며, 아직까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초기 시장 상황이다.


신규 산업이 조기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건들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정확한 적용 시장 선정과 시장 확대이다. 2017년 말 정부 산하 우정사업본부는 집배 물류 혁신 전략으로 전국에 운용 중인 1.5만 대 일반 이륜차 중에서 1만 대를 초소형 전기차로 대체한다는 정책을 발표하였고, B2G 시장의 분위기가 급속히 조성되었다. 이후 2019년 1,000대가 3개 업체에 의해 제작되어, 전국 우체국으로 배치되어 활용 중에 있으며, 사전 실증을 통해 장단점을 파악하여 보완 중에 있다. 아쉬운 점은 여러 상황으로 추가 투입이 지연되고 있는 점과 다른 형태의 B2G 시장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점이다. 이 외에도 저렴한 가격, 골목길 이동성, 이륜차 대비 안전성 등으로 민간 배달용으로 B2B, B2C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초소형 전기차를 이용한 다양한 배달 서비스를 통해 지역 소상공인 매출이 약 30% 향상되고, 배달 안전성 향상으로 사고가 감소되는 효과를 보고 있다. 개인용의 경우는 근거리 이동 수단, 세컨카 등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일부 튜닝을 해서 개성을 보여주고자 하는 매니아 층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 국내에서도 초소형 전기차와 다양한 서비스 개발 실증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SoCar는 대중교통 연계 서비스 및 앱 마케팅에 초소형 전기차를 포함시켰고,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제주과기단지내 쉐어링 서비스를 수행 중이며, 이외에도 주차 단속 및 교통 약자 서비스 등 공공 서비스를 비롯하여 전국 17개 지역에서 176대가 투입되어 사용성 및 경제성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법규 제정 및 개선해야 할 규제

국내에 관련 법규가 이슈화된 계기는 지난 2015년 5월 르노삼성자동차와 서울시의 MOU 소식이었다. 트위지 차량을 BBQ 배달용으로 활용하겠다는 내용이었고, 6개월간 임시 운행 허가를 통해 실증을 추진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몇 일 만에 국토교통부에 의해 서울시의 임시 운행 허가를 취소가 되었는데, 이유는 국내에 초소형 전기차 차량 종류 정의와 관련 성능 기준이 부재하다는 이유였다. 추진 관계자 입장에서는 아쉬웠을 순간이지만, 이 일은 단순한 소식에 머물지 않고 여러 부처와 관련 산업계의 이슈로 부각되었고, 결국 정부의 규제 개혁과 맞물리며 급속히 논의되게 되었다. 참으로 고마운 사건이 된 것이었다. 왜냐하면 그 전까지 초소형 전기차에 대한 법적 논의가 전문가끼리 진행되었지만 정부 반응은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유럽에서는 초소형 전기차가 L-Category(이륜차급) L7e로 분류되어 있었고, 관련 안전 기준도 EU Regulation 168/2013으로 정례화되어 있었으며, 심지어 일본에서도 Micro-mobility 특례법(이륜차-경형차 사이)을 운영 중에 있었다. 앞서 BBQ 상황을 계기로, 규제개혁장관회의(제5차)를 통해 국내에도 특례 신설(2016. 7)이 되었고, 이후 여러 검토를 통하여, 국내에도 차급 정의(경형급 내 초경형)와 성능 기준을 제정하게 되었다. (참고: <안전기준>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부령)’ 개정(2018. 7. 11 시행), <차급> 자동차관리법 시행 규칙 별표 1 자동차의 종류(제2조) (2018. 11. 23))


그러나 현재 법규상 초소형 전기차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운행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도로교통법 제6조), 서울 및 수도권 내부에 있는 자동차 전용도로 이용 제한으로 시장 확대에 영향을 주고 있다. 관계 부처는 충돌 안전성 등을 이유로 불허하고 있지만, 중소벤처기업부 규제 자유 특구 사업을 통해 초소형 전기차 안전장치 장착 및 안전성 평가 연구의 근거를 확보 중에 있다. 규제의 적절성은 때론 운전자의 안전성 보장과 시장 확대라는 중간에서 최적의 결과를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관계 부처인 경찰청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규제 개선의 결과가 있기를 기대해 본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작사의 난제와 대응 노력

국내 초소형 전기차 제작사 대부분이 중소 중견 기업이고, 기존에 완성차 제작 경험이 없기 때문에, 앞서 언급한 틈새시장 개척, 법제도 개선 외에도 많은 기술적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난제는 ① 초기 시장 및 소량 생산으로 인한 국내 부품 수급이 어렵고 가격 경쟁력이 낮다는 점, ②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 생산 방식을 대응해야 하는 점, ③ 안전 기준 강화 및 정부 보조금 대응을 위한 각종 인증 시험 대응 등이다. 따라서 많은 기업들이 초기에는 중국산 수입 부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었고, 이에 차량 개발 환경이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최근 많은 제작사가 국내 수급이 가능한 에너지 저장장치를 중심으로 40% 이상 국산화를 이룬 상태이고 국산화를 노력 중이지만, 아직까지는 규모의 경제가 되지 못하여 여전히 기존 국내 자동차 부품 업체의 참여가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초소형 전기차의 제한된 시장에서 경제성과 기술력을 동시에 올릴 수 있는 방식은 개방형의 공용 전기차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르노사가 공개한 트위지의 전기차 플랫폼 POM이며,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한 POM 모델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공개하고 협력사들과 함께 제3자에 의한 차량 개발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최근 정부는 ‘초소형 전기차용 공용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2019~2021)’을 통하여 초소형 전기차 핵심 부품 육성 및 부품 공용화(70% 이상) 실현을 통한 국내 부품 생태계 조성을 위해 과제를 지원하고 있다. 개방형 공용 플랫폼은 전기 구동계, 에너지 저장 시스템, 제동계, 현가계, 조향계, 전장 시스템 및 E/E 아키텍처 등으로 구성된다. 플랫폼 제작사가 주행이 가능한 런링 섀시 수준의 플랫폼을 제공하면, 초소형 전기차 제작사가 상부 차체를 개발 및 조립하여 다양한 차량 모델들을 창출할 수 있다. 국내 제작사 간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상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이유는,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국내 안전 기준을 쉽게 만족할 수 있고, 승용·상용 부품의 공용화로 인한 국내 부품 업체 수급이 가능하며, 무엇보다도 S/W 개발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개방형 공용 플랫폼에서 주목할 기술은 S/W 플랫폼 개발 부분이다. 기존 완성차에 적용되는 AUTOSAR 클래식 플랫폼에서 초소형 전기차에 적합하도록 S/W 컴포넌트 개념을 제거하고 그 구조를 단순화하였으며, Runnable을 기반으로 Sender/Receiver, Client/Server 인터페이스 만을 사용하여 RTE의 구조를 단순화한 형태이다. 또한 통합 설계 도구(Authoring Tool)은 S/W 플랫폼의 구성 모듈에 대한 환경 설정과 코드를 생성하기 위한 도구이며, GUI(Graphic User Interface)를 이용하여 S/W 플랫폼의 구성 모듈을 추가하고 필요한 속성 등을 설정하고 관련 소스 코드를 생성하는 기능을 수행하도록 개발 중이다. 국내 중소 중견 기업 대부분인 초소형 전기차 제작사들이 핵심 부품 수급 외에 S/W 제어 성능의 개발 능력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각종 제어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는 측면에서 향후 대외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그 밖에도 주행 거리 연장(회생 제동 협조 제어), 주행(운전자 편의 향상) 및 제동(안전 규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eBooster, MDPS(P-EPS), ABS 부품들이 개발중이며, 최신 자동차 기술들을 초소형 전기차 공용 플랫폼에 맞게 적용될 예정이다.


새롭게 등장하는 경쟁차 및 미래 전망

전 세계적으로 르노 트위지 차량 이후로 다양한 초소형 전기차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상하이기차-GM-우링기차 합작 기업이 2020년 7월에 출시한 초저가 전기차인 우링 홍광 미니가 단기간에 12.7만 대를 판매하며, 중국 전기차 판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차량은 경형(A-세그먼트) 크기로 초소형 전기차 수준이며, 최고 출력은 20kW로 초소형 전기차 15kW보다는 약간 높은 편이다. 또한 청년층의 선호를 파악하여 가변형 화물 공간 도입, 디자인 감성 및 스마트폰 연동, 모터 등 7년 12만km 보증 강화 등을 적용하였으며, 차량 가격이 최저 28,000위안(501만원)~최고 43,600위안(758만원)으로 놀라운 수준이다. 아직까지 제품 성능 및 신뢰도를 명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여러 파생된 유형의 전기차 개발로 동남아 시장 및 국내 시장의 경쟁 차량으로 급부상 할 것이 예상된다. 또한 2018년 제네바모터쇼에서 전시된 일본 Fomm의 초소형 전기차는 유럽의 L7e 규정에 맞도록 설계하고 인휠 모터, 시트 아래 배터리 교환 방식을 적용, 배터리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하며, 태국에 주 생산 기지(Mother Factory)를 구축하여 동남아 시장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15년 간 SUZUKI 이륜차와 COMS, I-Road 전기차를 개발한 전문가 집단으로 본격적인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연합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국내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한층 더 걱정되는 이유이기도 하며, 이럴수록 핵심 역량 확보에 투자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국내에서도 군산형 일자리 정책과 연계되어 명신-대창모터스 OEM 방식 협력, 에디슨모터스-쎄미시스코 협력의 흐름도 변화 중에 있고, 초소형 전기차 업체들도 자체적으로 동남아 진출 준비를 하는 등 다변화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국내 초소형 전기차 산업은 많은 도전과 경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국내의 경우 초소형 전기차 시장이 기존 완성차와 의 차별을 꾀하는 틈새 시장으로 형성될지, OEM방식이나 합자 방식으로 형성될지, 아니면 경쟁 관계가 될지, 아직은 알 수가 없다. 앞으로의 모빌리티 패러다임의 거대한 변화 속에서 초소형 전기차 산업이 국내에도 잘 정착하여, 새로운 New player 중소 중견 기업의 부품 생태계가 조성되고 일자리가 많이 생성되길 희망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자동차 산업의 관계자들이 초소형 전기차를 단순히 저가형의 작은 전기차로 볼 것이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 ‘통합 교통 서비스(Mobility as a Service, MaaS)’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인식하고, 핵심 부품 개발에 관심을 가져주길 진심으로 바란다.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1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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