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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40년을 향한 중국 자동차 산업의 설계도

한국자동차공학회
2026-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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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강국을 향한 중국의 산업 설계도

중국자동차공학회(China-SAE)가 2025년 10월 공개한 「에너지 절약 및 신에너지차 기술 로드맵 3.0」1은 단순한 기술 발전 계획이 아니라 자동차 강국을 향한 산업 설계도라고 할 수 있다. 로드맵 3.0은 2016년의 로드맵 1.0, 2020년의 2.0으로 이어진 작업을 계승하면서, 중국 산업정보화부(MIIT) 주도하에 약 18개월간 2,000여 명의 관련 전문가가 300회 이상의 세미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한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번 로드맵에서 특히 눈여겨볼 것은 자동차 전동화·지능화가 단순한 확산 단계를 넘어 산업 구조를 재편하는 단계로 진입했다는 인식이다. 로드맵은 대규모 AI 모델을 중심으로 IoT, 5G, 디지털 트윈, 데이터가 결합되어 자동차가 친환경·지능형 이동 공간으로 변하고, 제조 전 과정에 AI가 침투하는 산업 구조를 상정한다. 또한 자동차가 단지 물리적 교통 수단이 아니라 제품과 서비스의 복합체로서, 사용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험을 확장하는 생활 공간으로 진화한다는 사고가 로드맵을 관통한다.


2040년 중국의 자동차 산업에 관한 공식 설계도로서 이번 로드맵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기로 한다.


2040년 중국 자동차 산업의 총괄 목표

로드맵 3.0의 총괄 목표는 분명하다. 첫째, 자동차 산업의 총 탄소 배출이 2028년경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배출량을 2040년까지 정점 대비 60% 이상 감축한다. 둘째, 2040년까지 신에너지차(NEV)의 시장 점유율을 80% 이상으로 끌어올려 전동화 전환을 가속한다. 셋째, 차량–도로–클라우드가 통합된 스마트 네트워크형 교통 인프라 생태계를 완성해 자율주행의 대규모 상용화를 실현한다. 넷째, 교육·연구·산업·인재의 융합 발전을 통해 중국을 글로벌 자동차 과학기술 혁신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시키고, 다섯째, 데이터 기반·협력 연동·절대 안전·저탄소 지속 가능성에 기반한 현대형 산업 구조를 통해 중국 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과 선진화를 추진한다.


이러한 총괄 목표 설정에서 엿볼 수 있는 것은, 본 로드맵의 제목과 달리 중국이 전동화만을 기술 과제로 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전동화의 결과로 공급망·데이터·표준 등 산업 구조가 바뀌고, 지능화의 결과로 제품 가치가 바뀌며(서비스화), 제조의 진화가 산업 경쟁력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즉, 상호 연관된 기술의 총괄적 발전이 필요하다는 것이 로드맵의 전제라고 할 수 있다.


제품과 제조 로드맵을 동시에 설계하다

로드맵 3.0은 ‘1+5+26’ 연구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하나의 산업 총체를 대상으로, 다섯 개 기술군(群)과 26개 세부 주제를 두고, 자동차 제품과 자동차 제조 기술 로드맵을 병행해 2040년을 목표로 상위 설계와 행동계획을 제시한다. 여기서 다섯 개 기술군은 (1) 에너지 절약, (2) 신에너지, (3) 지능형 네트워크, (4) 공통 지원, (5) 지능형 제조로 구성된다. 다시 말해 파워트레인·배터리·자율주행과 같은 전통적 기술 분류만으로는 부족하며, 전동화·지능화로 인해 중요해진 공통 기반(지능형 섀시, E/E 아키텍처, 차량용 칩, OS)과 제조 혁신을 별도 축으로 올려놓았다는 점이 3.0에서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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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연기관을 하이브리드로 재정의하다

5대 핵심 기술군 중 가장 먼저 등장하는 ‘에너지 절약’ 기술군의 핵심은 하이브리드차(HEV, PHEV, EREV)를 단순한 과도기적 기술로 보는 기존 인식을 전환하는데 있다. 여기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신에너지차로 가는 징검다리가 아니라, 고효율 엔진, 에너지 관리, 경량화, 무탄소 연료(e-fuel) 등을 결합한 내연기관의 진화된 대안 기술로 제시되고 있다. 2035년 전통 에너지원(내연기관) 승용 신차의 완전한 하이브리드화, 신차 평균 연료 소비량 3.5L/100km 및 하이브리드 전용 엔진의 최고 열효율 48% 달성, 지능형 기술 융합을 통한 동적 에너지 관리 최적화 등의 목표가 이를 상징한다.


상용 부문에서도 하이브리드화를 병행한다. 2040년 내연기관을 활용하는 전통 에너지원 상용 신차의 65% 이상을 하이브리드로 전환하고, 같은 해 저탄소·무배출 상용차 보급률을 15%로 높인다는 목표가 제시된다. 이는 상용차의 운행 패턴(장거리·고하중)과 인프라 제약을 고려해, 완전 전동화만으로는 정책 목표를 안정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신에너지차, 이제는 효율과 시스템이다

두 번째인 ‘신에너지차(NEV)’ 기술군에서는 공격적인 보급 목표가 제시되었다. 2040년 승용 신차 중 신에너지차 보급률은 85% 이상이며 그중 BEV 비중이 80%라는 전망을 제시한다. 상용차도 2040년 보급률이 약 75%로 확대될 것으로 본다. 수소연료전지차(FCEV)는 상용차의 저탄소화 경로로 강조되며, 2040년 보급량을 400만 대 이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3.0의 무게 중심은 보급률 확대보다는 효율 상향에 있다. 로드맵은 2040년 신에너지 차량 중 가장 효율이 뛰어난 차량의 전력 소비량을 9.2kWh/100km 이하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내걸고, 이를 위해 배터리 기술뿐만 아니라 전기구동·제어 기술을 지속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배터리는 고에너지 밀도와 가성비라는 두 경로를 병행하면서, 액체 전지에서 고체-액체 혼합(반고체) 전지를 거쳐 전고체 전지로 업그레이드 되는 로드맵을 제시한다. 한편 전기 구동에서는 시스템 관점이 두드러진다. 집중식 구동 시스템은 기계-전기 통합으로 품질을 높이고, 분산형 전동 시스템은 지능형 섀시와의 융합을 통해 구조 혁신을 추구한다.


신에너지차 기술군에서 주목할 부분은 사용자 경험과 운영 경제성 등 총체적인 개선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신에너지차의 수용성 개선과 보급 증대는 열관리·구동 시스템·제어 SW·충전 인프라의 결합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로드맵 3.0은 그러한 결합을 표준화된 기술 체계로 묶어내겠다는 선언이며, 이는 다음 장의 ‘지능형 네트워크 및 공통 지원 기술군’과도 맞물려 있다.


네트워크 협동으로 자동차를 지능화하다

중국이 자율주행을 바라보는 관점은 레벨 경쟁이 아니라 상용화 경쟁에 가깝다. 로드맵은 L2급 이상 지능형 네트워크 승용차가 2030년 신차에 전면 보급되고, L3/L4급 기능을 갖춘 승용차는 2035년 신차의 70% 이상에 도달할 것을 목표로 한다. 2040년에는 L4급이 신차에 전면 보급되고 L5급이 시장 진입을 시작한다.


로드맵은 자율주행을 차량 단독 기술로 여기지 않는다. AI 기반 E2E 아키텍처를 모델링/강화학습이 지원하는 구조가 지능형 주행의 주류 솔루션이 되고, 이해 가능성·진화 가능성·검증 가능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는 일반적인 기술 목표와 궤를 함께 한다.


그러나 네트워크 협동의 진화 경로를 보조 정보 교환 → 협동 인지 → 협동 의사결정·제어로 제시한 점이 눈에 띈다. 차량-도로가 일체화된 지능 네트워크 기술의 융합이 형성되고, 이것이 단일 차량 지능에 더해 대규모 무인주행의 ‘안전한 응용’을 지원한다는 논리다.


한편 자율주행의 어려움을 정면으로 인정하는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실제로 로드맵은 산업 간 협동에서 표준 분열, 데이터 분열, 데이터 안전 경계의 불명확성을 문제로 지적한다. 지능형 네트워크 기술군에서 기술의 진보 못지않게 검증과 표준의 체계화를 중요 과제로 여기는 것이다.


공통 지원 기술은 또 다른 승부처가 된다

로드맵은 전동화·지능화가 심화될수록 경쟁의 중심은 공통 기반으로 이동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향후 5~15년 공통 지원 기술이 지능화·통합화·융합화로 전환한다고 선언하면서, 지능형 섀시는 형태 다양화·by-wire화·제어 지능화로, 전자·전기 아키텍처는 기능 구조 집중화와 하드웨어 모듈화·소프트웨어 서비스화로, 자동차 칩은 고성능·고집적·저전력으로, 차량용 운영체계는 통합·융합, 개방형, 그리고 SW-HW-칩의 수직 통합 생태계로 발전한다고 제시한다.


여기서 지능형 섀시는 단순한 전자제어 섀시의 고도화가 아니다. 이 기술은 사실상 차량 플랫폼 경쟁을 뜻한다. 차량 상부의 AI 기능이 강화될수록, 하부(섀시)의 제어 자유도와 기능 안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고도 자율주행이 성립하기 어렵다는 인식이다. 로드맵이 지능형 섀시를 자율주행과 완전 융합한다는 2040년 목표를 제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E/E 아키텍처·칩·OS에서 주목할 부분은 개발 속도와 생태계를 동시에 확보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특히 공격적으로 제시한 항목은 개발 속도다. E/E 아키텍처 분야에서 신형 아키텍처 개발 주기를 4개월(초기)에서 2개월, 최종적으로 1개월까지 단축하는 목표를 제시한다. 이는 OTA와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 시대에 기술 개선 속도가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이 반영된 수치다.


한편 칩 전략은 지능형 차량을 위한 ‘플랫폼화’와, 완전한 차량용 칩 산업 체계를 갖춘다는 ‘국산화’를 목표로 둔다. 운영체계(OS) 역시 단순 차량용 SW가 아니라, 클라우드·단말 융합 제어와 표준화·산업 응용을 전제로, 궁극적으로 완전 융합형 OS 생태계를 완비하는 단계가 제시된다.


요약하면 공통 지원 기술군은 중국이 어디에서 승리하고자 하는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영역이다. 현재 배터리·모터 글로벌 경쟁이 치열하지만, 지능형 섀시·E/E 아키텍처·칩·OS의 표준과 생태계는 글로벌 경쟁 우위를 향한 또 다른 핵심 분야일 수 있다. 로드맵 3.0은 이 분야를 국가 주도 육성의 핵심 대상으로 올려놓는다.


지능형 제조가 제품 경쟁력을 결정한다

로드맵 3.0이 이전 버전과 확연히 다른 지점은 제조를 별도의 기술군으로 분리해 정량 평가 체계를 제시한 것이다. 로드맵은 최초로 ‘자동차 지능형 제조 발전 수준 분류 방법’을 제안하며, 자동차 산업 특수성을 반영해 여러 분야의 총체적인 발전을 지원하기 위한 실행 지침을 제시한다고 설명한다.


지능형 제조 수준(iM)은 네 단계로 정의된다. iM-1은 데이터 생성·수집·처리·응용을 갖춘 전형적 디지털화 단계이고, iM-2는 단계 간 데이터 흐름과 자원 통합·효율 배분이 가능한 네트워크화 단계다. iM-3는 데이터를 활용해 제품 일부 요소나 모듈의 지능화된 최적화·반복 개선을 실현하는 단계이며, iM-4는 모든 종류의 데이터를 완전히 연결해 자동차의 지속적·전면적 자기 진화를 실현하는 단계로 제시된다. 이 분류는 단지 공장 자동화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미래 자동차의 진화·업그레이드를 제조 체계가 지원해야 한다는 선언이다.


로드맵이 제시한 2040년 제조 목표는 공격적이다. 전체 기업의 85%를 고도 지능형 제조 단계(iM-3 이상)에 진입시키고, 2024년 대비 품질과 노동생산성을 각각 60%, 35% 향상시키며, 생산비용 효율을 60% 이상 높이고, 생애주기 탄소 배출량을 60% 이상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또한 연구개발–생산–공급–판매–서비스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지능적으로 통합해, 가치사슬 전반에서 품질 향상·생산성 제고·비용 절감·저탄소화를 달성하겠다고 명시한다.


제조 목표가 이렇게 정량적으로 제시된 것은, 실질적인 산업 경쟁력이 원가·품질·속도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에 있어 배터리·반도체 등 자본 집약적 부품이 늘고 SW 업데이트가 빈번해지며 품질과 비용 리스크가 증가하는 가운데, 중국은 제조 지능화가 실질적인 시장 주도권 달성 수단이라고 보는 것이다.


2026년 10대 기술 트렌드

지금까지 정리한 로드맵 3.0이 2040년을 향한 장기 청사진이라면, 중국자동차공학회가 별도로 제시한 ‘2026년 10대 기술 트렌드’2는 그 청사진이 어떤 순서와 속도로 현실화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정지 화면에 가깝다. 이 10대 트렌드는 로드맵 3.0의 ‘5대 기술군+26개 주제’ 체계를 기반으로, 델파이 방식의 반복 조사와 업계 합의를 통해 돌파·양산·확산 관점에서 2026년에 부각될 항목을 추린 점이 특징이다.


2026년에 부각될 10대 기술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한다. 자율주행에서는 L3 조건부 자동주행 솔루션이 수렴 단계로 진입하고,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AI 에이전트 기반 스마트 콕핏이 본격 양산을 준비한다. 또한 고급형 차량을 중심으로 HBM 등 고대역폭 메모리 탑재가 확대되는 흐름이 제시된다. 전동화에서는 메가와트(MW)급 급속 충전을 지원하는 전기 중대형 트럭의 확산,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한 HEV의 양산 확대, 고도의 열관리 시스템 탑재율 상승이 언급된다.


구동·섀시 영역에서는 분산식 구동 시스템의 집적 및 제어 기술이 진전되고, 차량 네트워크 측면에서는 차량용 광통신이 실차 검증에 들어서며, 배터리에서는 소위 반고체 배터리의 탑재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그림이 제시된다. 마지막으로 차·도로·클라우드 협동이 일부 시나리오에서 양산 적용을 시작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10대 트렌드는 로드맵 3.0의 2040년 목표들이 과장된 구호가 아니라, 기술혁신·양산·보급의 측면에서 실제 중국 자동차 업계의 언어로 번역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형 미래차가 더 이상 개별 기술의 전시가 아니라, 생태계 단위로 진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에 무엇을 시사하는가

중국의 정치·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혹자는 중국의 기술 로드맵 3.0을 계획경제식 선언으로만 여길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전술한 목표가 모두 달성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로드맵의 각 목표들이 상호 발전을 담보하도록 체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은 필히 주목해야 한다. 탄소 감축과 전동화는 제조 지능화와 공통 지원 없이 달성될 수 없고, 지능형 네트워크 없이는 자율주행차의 안전과 대규모 상용화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논리는 중국 자동차 업계가 공유하는 인식이다. 달리 생각하면, 이러한 인식을 바탕으로 계획이 체계적으로 이행될 때, 중국 특유의 산업 발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이제는 중국이 무엇을 만드는가 아니라,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 생태계를 강화할 것인지에 주목해야 한다. 로드맵 3.0은 그 질문에 대해, 기술·제조·표준·데이터·인재 등에서 총론적인 방향성을 제시하며, 제품을 넘어 산업 생태계를 진화시킨다는 목표를 분명히 한다. 그러한 방향성을 읽어내는 것이, 한국 자동차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고민하는데 있어 의미 있는 시사점을 제공할 것이다.


<참고자료>

1. China-SAE, 节能与新能源汽车技术路线图 3.0(2025)

2. SAE-China, 2026年度中国汽车十大技术趋势(2025)


* 출처: 한국자동차공학회 제공, 오토저널 2026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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